“3루 돌다 벤치로 갈 뻔” 류현진의 유쾌한 회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04 08: 32

“어휴, 잘못하면 벤치로 들어갈 뻔 했다니까요”(웃음)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류현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질문은 바로 직전 등판이었던 8월 31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의 주루 플레이였다. 류현진은 당시를 회상하며 “슬라이딩은 모르겠는데 주루 플레이를 잘못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6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3승(5패)째를 따냈다. 마운드에서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고 타석에서는 1타점 2루타를 때리며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0-1로 뒤진 2회 2사 2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리고 나간 류현진은 이후 푸이그의 안타 때 홈으로 파고들었다. 맹렬한 대시였고 마지막에는 슬라이딩을 하는 투혼까지 발휘하기도 했다. 여기에 포수가 공을 놓치는 약간의 행운까지 따르며 류현진은 한 이닝에 안타·타점·득점을 모두 기록하는 잊지 못할 순간을 보냈다.
경기 후 슬라이딩에 대한 질문에 류현진은 “이상하게 된 것 같다. 연습을 더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다만 현지 언론에서는 “투수도 루상에 나가면 엄연한 주자다. 류현진은 타구 판단을 잘했고 최선을 다했다”며 류현진의 주루 플레이를 칭찬했다.
그런데 이 주루 플레이에 한 가지 숨겨진 사연이 있었다. 3루를 돌 때였다. 류현진은 4일 콜로라도전을 앞두고 “빠르게, 그리고 최단거리로 3루를 돌아야 했는데 뛰다 보니 너무 크게 돌았다”면서 “잘못하면 벤치로 들어갈 뻔했다”고 말해 취재진의 폭소를 일으켰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었지만 원심력을 이겨내기 어려울 만큼 류현진이 전력을 다해 뛰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최선을 다한 류현진은 결국 홈에서 살며 득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부상은 언제나 조심이다. “허리는 괜찮느냐”라는 취재진에 질문에 류현진은 살며시 미소지으며 “괜찮다”라고 했다. 하지만 부상 위험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본능적인 행동이었지만 류현진은 “허리든 어디든 부상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철저한 몸 관리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고 류현진은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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