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프링 "손 내민 롯데, 내년에도 함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9.04 17: 10

"이곳의 사람들 때문에라도 롯데와 내년에도 함께 하고싶다."
5년만에 돌아온 한국, 크리스 옥스프링(36,롯데 자이언츠)은 당당하게 10승 고지를 밟으면서 자신에게 쏟아지던 물음표를 확신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플랜 A였던 스캇 리치몬드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낙마하자 롯데는 시즌개막 직전 옥스프링과 계약을 맺었다. WBC에서 호주 대표팀 선수로 출전했던 그가 보여준 공의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기량에 물음표가 붙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굳게 지키면서 10승까지 달성, 롯데의 복덩이로 거듭났다.
이미 롯데는 내부적으로 현재 외국인투수 두 명과 모두 재계약방침을 정한 상황. 또 다른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과 함께 옥스프링은 원투펀치를 이뤄 롯데 마운드를 지켰다. 유먼이 쾌활한 성격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메이커라면 옥스프링은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 그리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롯데의 '매너남'이다.

3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옥스프링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이곳에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올해 남은 목표를 묻자 "내가 오고싶던 한국에 돌아와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 하고싶던 야구를 마음껏 하고 열정적인 팬들도 경험하고 있다"면서 "원래 목표는 15승이었지만 이제 내가 선발로 나설 기회는 많지 않다. 남은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고 싶을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달 30일 한화전은 옥스프링에게 잊을 수 없는 경기다. 5년만에 돌아온 한국무대에서 다시 10승투수로 올라선 날이기 때문이다. 앞선 3번의 등판에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그는 7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이날 옥스프링은 3개의 너클볼을 구사해 관심을 모았다.
너클볼은 옥스프링이 2008년 LG 유니폼을 입었을 때 주로 구사하던 무기,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시범경기에서도 구사했지만 정작 정규시즌에는 꽁꽁 숨겨왔다. 그는 "올해 처음 너클볼을 던졌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공인걸 안다"면서도 "맞으면 외야로 날아갈 공이 많아 아껴왔는데 이제부터는 다시 조금씩 던져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옥스프링에게 '롯데가 내년에도 당신을 원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는 만면에 사람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면서 "롯데는 내가 그리던 한국으로 돌아갈 손을 내민 곳이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 모두 내게 정말 잘해줬다. 이곳의 사람들 때문에라도 내년에 함께하고 싶다"는 소망을 감추지 않았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