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종박 베어스'인가.
두산이 다시 가속도를 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1번타자 이종욱(33)이 돌아온 뒤 연패를 끊고 연승 모드로 돌변했다. 두산은 이종욱이 왼쪽 종아리 타박상으로 빠진 기간 동안 1승6패로 곤두박질쳤지만 그가 돌아오자마자 4연승을 달리며 다시 선두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이종욱 파워는 기록으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이종욱은 지난 4월말부터 5월초까지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9경기를 결장했다. 이종욱 결장 전까지 13승6패1무로 KIA와 공동 1위를 달렸던 두산은 그러나 이후 9경기에서 4승5패에 그치며 4위로 떨어진 바 있다.

두산은 올해 이종욱이 빠진 16경기에서 5승11패로 승률이 3할1푼3리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이종욱이 출전한 나머지 91경기에서는 54승35패2무로 승률이 6할7리에 달한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승률 차이에서 나타나듯 이종욱의 존재유무 차이가 굉장하다.
이종욱이 출전한 경기에서도 두산은 그의 활약 여부에 승률이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종욱이 무안타로 침묵한 26경기에서는 10승16패로 승률이 3할8푼5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종욱이 2안타 이상 멀티히트를 가동한 32경기에서는 23승9패로 승률이 7할1푼9리까지 뛴다.
이종욱이 1안타 이상 기록한 65경기에서도 두산은 44승19패2무로 승률 6할9푼8리. 이종욱이 안타를 치고나가는 날에는 두산의 승률이 7할에 근접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파워를 자랑한다. 1번타자 이종욱이 치고 달리며 상대를 흔들수록 두산 팀 전체도 활기를 띄며 동반 상승하는 효과다.
이종욱은 올해 91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108안타 5홈런 46타점 66득점 24도루를 기록 중이다. 2루타 21개와 3루타 5개로 장타율도 4할6푼인데 이는 리그 전체 1번타자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한 방 능력이 있는 1번타자로 타점 역시 1번타자 중 최다. 단순히 발 빠르고 안타 치는 게 전부가 아니다. 1번타자로서 최상의 장타력과 결정력까지 갖추고 있기에 파급 효과가 더욱 크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이 같은 이종욱 파워가 여과없이 드라났다. 두산은 1회초 이종욱의 볼넷으로 경기를 시작했고, 2회초 무사 만루에서 이종욱의 주자일소 3타점 3루타로 주도권을 잡았다. 이미 경기 흐름이 1~2회 두산에 넘어와 10점차 대승으로 이어졌다. 이종욱은 "팀이 초반부터 점수를 내는데 한 몫해 의미있다. 조금씩 더 팀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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