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3루 자리가 혼돈 속으로 빠져 들었다. 후안 유리베(34)가 지키던 3루에 마이클 영(37)이라는 베테랑 선수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이라기보다는 동반자라는 게 현지의 시각이다. 두 선수, 그리고 다저스가 얻을 수 있는 것도 생각보다 많다.
다저스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클 영을 영입했다. 물론 전성기에서는 내려온 선수지만 영은 한 때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좋은 타자로 명성을 날렸던 선수다. 2000년 텍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영은 통산 타율이 3할에 이르고 185홈런과 1026타점을 기록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7차례의 올스타, 2005년 타격왕, 두 차례(2005,2011)의 최다안타 기록은 영의 프로필에서 항상 따라붙는다.
다저스가 이런 영을 영입한 것은 유리베의 아쉬운 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유리베는 뛰어난 수비 능력을 자랑하지만 공격에서는 다소간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 3일까지 유리베의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4리, 7홈런, 39타점이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26으로 좋은 타자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다저스가 영의 타격 능력을 눈여겨본 이유다.

그렇다면 영이 유리베를 밀어낼까. 그렇지는 않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영의 임무에 대한 질문에 “그가 매일 뛸 수 있는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영은 내야 몇몇 포지션을 두루 수행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매팅리 감독은 “1루로 활용하지는 않겠다”고 일단 구상을 드러냈다. 이런 감독의 생각에 영도 큰 불만 없이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베와 영이 돌아가면서 3루를 지킬 경우 두 선수 모두 얻는 것이 있다. 물론 출전시간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 영은 이미 30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다. 시즌 대부분 다저스의 3루를 지킨 유리베도 체력적으로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의를 향한 베테랑들의 의기투합은 팀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두 선수의 장단점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다저스의 용병술도 기대할 만하다.
또한 현지 언론에서는 영의 활용도를 놓고 월드시리즈를 지목하고 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지명타자가 필요한데 영은 그 적임자라는 것이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타격 실력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경험도 풍부해 압박감을 잘 대처할 수 있는 선수다. 전체적으로 다저스가 영의 영입으로 얻는 것이 많다는 게 현지의 시각이다. 내심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다저스의 한 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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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