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플레이어죠".
한화 전현태(27)가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전현태는 지난 1일 9월 확대 엔트리와 함께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밟았다. 이날 대전 넥센전에서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전현태는 3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8번타자 1루수로 나왔다. 내야와 외야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로 시험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전현태의 공식 포지션은 내야수. 지금도 프로필상으로는 내야수로 분류돼 있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내야수였지만, 프로 입단 후 송구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지난 시즌 중에는 내야수 불가 판정을 받으며 외야수 전향 시도를 하기도 했다.

올해 전현태는 2군 퓨처스리그에서 내야와 외야를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그는 "2군에서 주로 우익수를 보면서 1루와 2루도 함께 봤다. 시즌 초반에는 유격수와 3루수로도 뛰었다"고 말했다.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능력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전현태는 "내야와 외야는 완전히 다른 포지션이다. 훈련도 두 배로 해야 했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경기에도 많이 나가며 준비했다. 서산에서는 아침 9시 운동을 시작해서 밤 10시까지 훈련했다. 야구밖에 할 것이 없다"고 어려웠던 2군 생활을 털어놓았다.
전현태의 강점은 빠른 발과 일발 장타력이다. 지난 2010년 홈런 5개와 함께 도루 25개를 성공해 호타준족의 가능성을 보였다. 타팀 코칭스태프에서도 "상당히 매력있는 선수다. 타격도 장타력이 있고, 주루 능력이 괜찮기 때문에 수비만 좋아지면 쓰임새가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불안한 수비 때문에 확실한 포지션을 잡지 못해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지금도 자기만의 포지션은 없다. 수비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없지 않다. 하지만 멀티 플레이어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그를 다시 1군으로 올려놓았다. 생존을 위한 전현태의 멀티 플레이어 도전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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