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작 '뫼비우스'·'바람이 분다', 관객 마음 살까?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9.04 16: 38

영화 ‘뫼비우스’(감독 김김덕)와 ‘바람이 분다’(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두 영화는 개봉에 앞서 일찍부터 논란에 시달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뫼비우스’의 경우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고 두 차례의 편집에도 이 같은 등급이 철회되지 않아 영화가 빛을 보지 못할 위기에 처했었다. 제한상영관이 존재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이 같은 등급은 실질적인 개봉 금지에 해당했고, 이에 김기덕 감독이 분통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영화계는 영등위의 심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반발했고, 영등위는 이례적으로 기자들을 모아놓고 ‘뫼비우스’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결국 영화는 세 차례의 편집 끝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으며 빛을 보게 됐지만, 이 과정에서 영화가 입은 상처가 상당했다. 김 감독은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영화를 “고장난 기차와 같다”고 표현하며 잘라낸 3분으로 인해 완성도와 메시지가 훼손됐음을 시사했다.
국내에서의 이 같은 대접과는 별개로 ‘뫼비우스’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대돼 현지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고, 이번 등급 논란은 김기덕 감독을 바라보는 국내외의 현저하게 다른 시각을 또 한 번 확인하는 계기로 남게 됐다. 
하지만 국내 관객에게 김 감독의 영화가 난해하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작품인 것만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이 결정된 상황에서 이제 남은 건 김 감독의 말대로 그의 작품을 접하는 관객의 판단만이 남았다.
논란의 중심에 서기로는 ‘바람이 분다’ 역시 마찬가지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5년 만에 내놓은 이 신작 영화는 거장의 숨결과는 별개로 주인공 자체가 국내 관객을 넘어 전 세계인들이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거센 반발을 샀다.
영화는 태평양 전쟁이 벌어지던 시기를 배경으로 전투기 제로센을 설계한 호리코시 지로를 주인공으로 삼아 비행기를 향한 그의 열정과 사랑을 담았다. 하지만 제로센은 태평양 전쟁 당시 전 아시아를 비극으로 몰아넣은 가미가제 폭격기로, 혼란한 시대상을 따로 떼어두고 비행기에 대한 순수한 꿈에 집중한 개인 호리코시 지로의 열정을 응원할 수 없만은 없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시대에 함몰된 개인의 꿈과 그로 인한 비극이 영화에 담겼다는 주장 역시 팽팽하게 이어지며 ‘바람이 분다’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그간의 작품에서 군국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고,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의 극으로 치닫는 우경화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는 글을 게재하며 영화 속 제로센과 호리코시 지로를 미화함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어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는 영화를 직접 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최근 감독이 은퇴를 선언하며 ‘바람이 분다’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면서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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