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있어서 5일 목동구장에서 가진 넥센과의 경기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전날 경기에서 한 점차 승리를 따내며 4위 넥센과의 격차를 2.5경기로 좁혔던 롯데는 하루만에 바로 패배하면서 다시 3.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롯데의 시즌 잔여경기는 이제 22경기, 3.5경기의 격차를 따라붙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때문에 롯데는 이번 목동 원정 2연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 옥스프링을 4일 경기에 등판시켰고 선발요원을 제외한 투수들은 불펜에서 대기했다. 그렇지만 1승 1패로 격차를 좁히는데 실패, 무거운 발걸음으로 부산으로 돌아가게 됐다.
5위 롯데가 4위 넥센을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넥센이 남은 20경기에서 정확하게 10승 10패를 한다면 롯데는 22경기 가운데 15승 7패를 해야만 뒤집기가 가능하다. 승률로 따지면 6할8푼1리, 한 번 연승을 타면 달성 불가능한 기록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다. 차라리 다른 팀들이 넥센을 잡아주고 그 사이 승수를 쌓는걸 롯데는 노려야 한다.

이처럼 숫자로 보면 롯데의 6년 연속 가을야구에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지만 결코 좌절도, 포기도 이르다. 야구를 두고 '숫자놀음'이라고 하지만, 언제나 숫자대로 되지만은 않는 것이 바로 야구다. 작은 것이 계기가 돼 언제든지 연승을 시작할 수 있다.
롯데 선수단은 여전히 4강 탈락에 대해 생각도 하지않고 있다. 불리한 상황이지만 '우리가 가을야구에 간다'는 확신으로 가득하다. 앞선 5년간의 경험이 선수들로 하여금 확신과 여유를 갖게 하고있다. 송승준은 "이제는 누가 나서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4강 진출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신 롯데 선수들의 집중력은 최고수준이다. 올해 실책 81개로 두 번째로 많은 롯데지만 승부처인 넥센 2연전에서는 실책이 없었다. 대신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 수비에서도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4로 승리를 거둔 3일 경기에서도 수비에서 경기가 끝났고, 패배한 4일도 야수들의 호수비는 빠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팽팽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인다"면서 "앞으로도 이를 잃지 않느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 선수들은 매 경기를 시즌 마지막 경기처럼 임하고 있다. 황재균은 당장 꿰매야 할 상처가 있음에도 출전을 강행하고 있고, 어느 한 군데라도 아프지 않은 선수가 없을 정도다.
"우리는 내일도, 모레도 없다. 선수들 모두 오늘만 바라보고 경기를 한다"는 김 감독의 말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롯데의 다짐을 느낄 수 있다. 바다 건너 LA 다저스를 보더라도 야구에서 22경기는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 롯데는 여전히 좌절도, 포기도 하지 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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