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가뭄에 단비를 뿌려줄 공격진의 조합은 어떻게 될까.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A대표팀(FIFA 랭킹 56위)은 오는 6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의 아이티(FIFA 랭킹 74위)와 친선 경기를 벌인다.
홍명보호 3기가 뜬다. 가장 큰 특징은 넘쳐나는 2선 공격수들의 존재다. 1-2기에서 생존한 국내파 윤일록 이근호 고요한 조동건 등에 설명이 필요 없는 유럽파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 지동원 김보경 등이 가세했다. 행복한 고민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뛸 수 있는 지동원 손흥민 이근호 조동건을 비롯해 대부분 선수들이 2선에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한다.

그야말로 박빙의 경쟁 구도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홍 감독도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 지난 3일부터 이틀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기존 전술부터 새로운 전술까지 실험에 실험을 거듭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기존 최전방은 지동원과 조동건의 경쟁이었다. 하지만 미들라이커(스트라이커+미드필더) 구자철이 변수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 4일 훈련에서 제로톱의 꼭짓점인 원톱에 위치했다. 구자철은 지난 2011 카타르 아시안컵서 득점왕(5골)을 차지하며 공격적 재능을 발휘한 바 있다.
홍명보호는 출범 후 3경기서 지독한 골가뭄에 시달렸다. 홍 감독도 애제자 구자철의 득점 능력을 모를 리 만무하다. 아이티전 초반부터 구자철 원톱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적지만 쉽게 단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전격적으로 꺼내들 수도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공격 조합은 최전방에 지동원을 필두로 왼쪽부터 손흥민(김보경) 구자철(김보경) 이청용이 나란히 서는 것이다. 유럽 무대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자원들이고,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여러번 호흡을 맞춰봤다는 장점이 있다. 1-2기 때 이미 홍心을 사로잡은 이근호 윤일록 고요한 조동건 등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다만 구자철이 원톱에 위치할 경우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김보경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뛰며 카디프시티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켰다. 기량이 만개했다.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 에버튼 등 강호들과 연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A대표팀에서 주로 뛰던 좌측 날개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활약이었다. 이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점검을 받았던 이근호가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이 경우 좌측 날개 경쟁 구도도 바뀐다. 손흥민과 지동원이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가장 피 튀기는 격전지다. 홍명보호에서 유일하게 골맛을 본 윤일록도 이 자리에서 뛸 수 있다. 이근호도 잠재적 경쟁자다. 우측 날개는 전술에 상관없이 '터줏대감' 이청용과 '도전자' 고요한의 2파전이다.
행복한 고민 끝에 내린 홍 감독의 해답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dolyng@osen.co.kr
홍명보 감독(위)-이청용(아래 좌)-손흥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