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살인의 추억' 꺾고 스릴러 정상..비결은?②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9.05 10: 42

영화 '숨바꼭질'이 현실적인 공포,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3박자의 조화에 힘입어 스릴러 장르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됐다.
'숨바꼭질'의 배급을 맡은 NEW에 따르면 '숨바꼭질'은 5일 오전 10시, 5,79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525만 5,627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스릴러 흥행 1위를 기록했던 영화 '살인의 추억'의 525만 5,376명을 넘어선 수치다.
이와 같은 '숨바꼭질'의 흥행 돌풍에는 실화와 스릴러를 접목시키며 극대화된 현실적 공포, 손현주-전미선-문정희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 등이 한 몫했다는 평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1. 혹시 우리 집에도? 현실 공포 '극대화'
'숨바꼭질' 흥행 돌풍의 첫 번째 이유로는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날 지 모른다는 현실 공포를 극대화 시켰다는 점이다.
실제 '숨바꼭질'은 전세계를 경악케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일명 '초인종괴담'이라 불리는 이 이야기는 2008년 도쿄를 시작으로 뉴욕, 유럽, 상하이 그리고 서울까지 전역에 걸쳐 발견된 초인종 옆 수상한 표식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 표식은 거주자의 성별과 숫자 등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에서 노숙자가 한 달간 다른 사람의 집에 숨어 생활했다는 충격적인 실화 역시 '숨바꼭질'의 모티브가 됐다.
때문에 '숨바꼭질'을 보는 관객들은 공포영화가 아님에도 불구, "무섭다"는 반응을 내놓으며 '숨바꼭질'의 공포를 제대로 느끼고 있다. 나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공포는 관객들의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주된 거주지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또한 현실 공포를 배가시키며 스릴러에 필요한 긴장감과 공포감으로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2. 손현주-전미선-문정희, 믿고 보는 '명품연기'
 
'숨바꼭질' 주연 배우들의 믿고 보는 연기력 역시 '숨바꼭질'의 흥행 돌풍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우선 타이틀롤을 맡은 손현주는 2010년 SBS 드라마 '추적자'를 통해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이는 지난 3일 열린 제40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연기자상을 수상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도 짧은 분량이었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영화 흥행에 힘을 보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미선 역시 그간 안정된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연기파 배우들 중 한 명. 매 작품마다 캐릭터에 맞는 변신을 선보인 그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부터 KBS 2TV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에 모두 출연하며 흥행 보증수표로도 인정받은 바 있다.
또 다른 주연배우 문정희는 지난 해 개봉했던 영화 '연가시'에서 연가시 기생충에 감염된 아내 역을 맡아 아이들을 보살피는 모성애 연기부터 광기에 휩싸인 모습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안정된 연기력을 과시하는 배우들은 '개연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는 스토리를 연기력으로 채워나가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는 평을 듣고 있다.
#3. 한시도 쉴 틈이 없다..긴박감 ↑
 
'숨바꼭질'은 극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며 관객들을 긴장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는다.
극 초반 사라진 형의 행방을 쫓는 성수(손현주 분)의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아파트 초인종 옆에 쓰여진 의문의 표식들, 그리고 결벽증에 시달리는 성수의 과민한 반응들까지 '숨바꼭질'은 극 초반을 긴장감 있게 이끌어간다.
이후 아파트에 몰래 숨어사는 이들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그 긴장감은 절정에 달한다. 집을 지키려는 자와 집을 빼앗으려는 자의 대결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을 선사하는 것.
개봉 이후 '숨바꼭질'은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보는 이들에게 '저럴 수가 있나'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기 때문. 하지만 이는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극 전체를 감싸는 긴장감 덕분에 보완될 수 있었다.
이에 배우 문정희는 OSEN에 "논리와 개연성의 잣대로 보면 구멍이 많은 작품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신나고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굉장히 큰 장점이 있다. 사회적 코드를 찾으려고 애쓰거나 메시지가 있는 영화로 무겁게 접근하지 말고 느끼시는 대로 무방비한 상태에서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trio88@osen.co.kr
'숨바꼭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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