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27)가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노모 히데오를 넘어 아시아 투수로는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르빗슈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로세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6볼넷 5실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7패(12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도 2.91로 올랐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다르빗슈는 탈삼진 4개를 추가, 시즌 240개의 탈삼진으로 이 부문 양대 리그 통틀어 1위를 굳건히 했다. 무엇보다 지난 1995년 LA 다저스 노모 히데오가 기록한 236탈삼진 기록을 18년 만에 경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노모의 기록 경신에도 불구하고 다르빗슈는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안정돼 있지 않았다. 제구가 흔들렸고, 볼넷 이후 홈런이 좋지 않았다"며 이날 경기에 대해 아쉬워한 뒤 탈삼진 기록에 대해 "숫자로는 넘었겠지만 아직 노모와 비교될 만한 위치는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르빗슈의 말대로 일본인 투수 돌풍의 원조가 바로 노모였다. 일본프로야구 출신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노모는 1995년 데뷔와 동시에 13승6패 평균자책점 2.54으로 활약하며 탈삼진 타이틀과 함께 아시아 최초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노모는 한 차례 부침을 겪었으나 2001년 보스턴에서 두번째 탈삼진(220개) 타이틀을 차지하며 다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2008년 은퇴하기까지 통산 123승으로 박찬호(124승)가 2010년 깨기 전까지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이었다. 123승 모두 선발승으로 거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다.
특히 다저스 소속이었던 1996년 9월18일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다저스 역사상 10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남은 노히트노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1년 4월5일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는 캠든야즈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두 번째 노히트노런을 작성, 역대 5명만이 이룬 양대리그 노히트노런 대기록도 세웠다.
꾸준함과 임팩트에서 아직 노모와 비교될 만한 투수는 없다. 하지만 다르빗슈는 "앞으로 노모와 견줄 만한 선수가 되고 싶다"며 꿈을 내비쳤다. 탈삼진 기록 경신으로 다르빗슈는 노모를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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