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이 "필승조 구축이 최대 관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라 불릴 만큼 뛰어난 실력을 뽐냈던 선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 '지키는 야구'라 불리는 막강 마운드 구축에 큰 공을 세웠다. 자신의 고향팀인 KIA에서도 탄탄한 계투진을 구축해 '지키는 야구'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기대 이하.
선 감독은 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올 시즌 가장 아쉬운 게 이기고 있다가 계투진이 무너져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2년째 감독하면서 필승조를 구축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소방수로 전향한 윤석민이 3일 경기에서 2이닝을 소화한 것도 믿을 만한 계투 요원이 없기 때문.

KIA는 올 시즌 삼성에 덜미를 잡힌 게 한두 차례가 아니었다. 더욱이 7년간 몸담았던 팀에 천적 신세가 됐으니 화가 날 법도 했다. 마땅한 자원이 없을 뿐더러 입대, 임의 탈퇴 등 전력에서 이탈하다보니 필승조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선 감독은 "최고참이 최향남이 제일 잘한다"고 말하며 KIA 필승조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안타 또는 홈런을) 맞을 수도 있다. 계속 볼만 던지니 차라리 맞는 게 낫다"며 "마운드 위에 오르면 자기 공을 마음껏 던져야 하는게 그렇지 못하니 그게 가장 아쉽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불펜에서 몸을 풀땐 천하무적, 하지만 막상 마운드에 오르면 제 기량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하니 그럴 만도 했다. 선 감독은 미팅 때 "내가 무서워 제대로 못 던지냐"고 농담섞인 한 마디를 던지기도.
하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선 감독은 삼성 시절부터 외부 수혈보다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2군 전용 구장이 없어 인근 고등학교 야구장을 전전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신신 훈련장을 마련해 체계적인 선수 육성이 가능해졌다.
선 감독은 "이제 함평구장이 생겼으니 야간 훈련도 할 수 있다"고 반색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 보강 여부에 대해서는 "시즌이 끝나고 봐야 알 것"이라면서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코칭스태프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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