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으로 경기’ 잘 나가는 다저스의 여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05 13: 17

시즌 초반 LA 다저스는 자신들의 최고 선수들을 동시에 낼 수 없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선발 라인업은 항상 이가 빠지곤 했다. 그런데 5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이유로 백업 선수들이 대거 선발로 출장했다. 그만큼 여유가 생긴 다저스의 모습을 상징하는 경기였다.
LA 다저스는 5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 많은 손을 댔다. 주전급 선수들이 거의 없었다. 이날 다저스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팀의 주전이라고 할 만한 이는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 포수 A.J 엘리스, 그리고 3루수 후안 유리베 정도였다. 제리 헤어스턴, 닉 푼토, 마이클 영, 스캇 반 슬라이크, 스킵 슈마커라는 백업 선수들이 대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선발은 ‘임시 6선발’ 에딘손 볼케스였다.
상대 선발이 팀 내 에이스인 좌완 호르헤 델라로사임을 감안하면 여러모로 시작부터 접고 들어가는 경기였다. 그러나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이번 경기가 적합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시리즈에서 위닝시리즈가 목표"라고 했던 매팅리 감독은 그 목표를 이룬 뒤 보너스게임을 치르는 듯 했다. 실제 경기는 선발 볼케스가 3회까지만 4점을 내주며 끌려간 끝에 5-7로 졌다. 6연승 행진도 마무리됐다.

하지만 마냥 무기력하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2-7로 뒤진 8회에는 3점을 만회하며 콜로라도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매팅리 감독은 기회 때마다 곤살레스, 이디어, 크로포드, 그리고 푸이그를 대타로 활용하며 끝까지 콜로라도를 물고 늘어졌다. 오히려 쫓기는 쪽은 콜로라도였다.
이처럼 패배에도 다저스는 전혀 패자가 아니었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었던 다저스는 6월 23일 이후 53승13패(.803)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내며 단번에 선두에 뛰어 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승차는 13.5경기, 지구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는 ‘12’였다. 두 달 사이에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팀 내에도 여유가 생겼다. 한 때 ‘꼴찌탈출’이 당면과제였던 다저스는 이제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7·8월 두 달간 힘차게 달려온 주전 선수들에 대한 휴식 계획이 철저하다. 이날 경기도 그런 계획의 일환이었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엔트리를 놓고 옥석 고르기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 5일 경기에는 백업 야수들이 대거 출전한 것에 이어 마운드에서도 5회부터 리그, 하웰, 마몰이 1이닝씩을 던졌다. 위기상황에도 교체 없이 밀어붙였다. 잘 나가는 다저스의 여유를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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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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