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섭, 쿠바전과 상반된 최악투...어떻게 봐야 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9.05 17: 08

믿었던 에이스가 2회 조기강판으로 무너지더니 결국 흐름을 뒤집지 못하며 콜드패의 치욕을 안았다.
한국 청소년 야구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대결에서 0-10 7회초 콜드패를 당했다. 이날 한국은 선발대결을 시작으로 투타에서 일본에 완전히 밀렸다. 타선의 응집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이해할 수 없는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스스로 공격 흐름을 끊어갔다. 외야 릴레이도 엉망으로 이뤄지며 상대에게 베이스 하나를 더 내주길 반복했다.
그야말로 아쉬운 점만 가득한 한 판. 이 중에서도 초반 스타트를 확실히 끊지 못한 임지섭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 1일 강호 쿠바와 경기서 7이닝 2실점 16탈삼진을 기록, 한국 야구계의 샛별로 떠오른 임지섭은 자연스럽게 차세대 일본 킬러로 주목받았다. 좌투수임에도 150km의 강속구를 지니고 있고 포크볼과 같은 결정구도 있기 때문에 구대성 봉중근 김광현의 뒤를 잇는 일본전 표적 선발로 더할나위 없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이날 임지섭은 쿠바전과는 확연히 다른 투구 내용을 보였다. 일단 구위 자체가 쿠바전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에 머물렀고 제구력과 변화구의 각도도 날카롭지 않았다. 결국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등판했던 고교리그보다 타이트한 일정이 임지섭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실제로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지난 1일 임지섭의 쿠바전 등판을 보고 깊은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차 코치는 “아직 투구폼 등 다듬을 부분이 너무 많다. 이런 식으로 던지면 한 달은 쉬어야 한다. 프로에서는 통할 수 없는 투구폼과 매커니즘이다”고 말했었다.  
사실 임지섭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다. 지난해까지 마산 용마고를 다니다가 올해 제주고로 전학, 190cm 신장을 살리며 구위가 급격히 좋아졌다. 용마고 2학년 성적이 3승 2패 평균자책점 3.60이었던 것에 반해, 올해는 79이닝을 소화하며 8승 2패 평균자책점 1.14 탈삼진 141개로 괴력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임지섭은 지난 7월 1일 LG에 우선지명되며 일찍이 프로 문턱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스카우트 평가도 즉시 전력감은 아니었다. LG 김현홍 스카우트 팀장은 임지섭을 우선 지명하면서 “3년 뒤를 내다보고 임지섭의 지명을 결정했다, 아직 임지섭은 자기 투구폼이 정립되지 않았고 제구력도 좋지 않다”고 했다. 지금 시점에서 쿠바전이 거품인지, 일본전이 진짜 실력인지는 속단할 수 없다. 임지섭은 이제 겨우 진짜 야구 인생을 시작하려 하는 유망주다. 임지섭의 환희와 고난의 시작점도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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