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이만수, 외나무다리서 건 '헤드락'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9.05 18: 23

"왜 이렇게 흰머리가 늘었냐."(이만수 감독), "넌 살이 좀 붙었네."(김시진 감독)
롯데 자이언츠 김시진 감독과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은 잘 알려진 절친이다. 중학교 때부터 이어 온 두 사람의 우정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5위 롯데와 6위 SK의 격차는 1경기, 4위 넥센이 더 달아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롯데, 그리고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팀인 SK 모두 4강 탈락의 기로에 서 있다. 넥센이 20경기, 롯데가 22경기, SK가 25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롯데는 넥센에 3.5경기, SK는 4.5경기 뒤져있다. 따라 붙기에는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롯데와 SK 모두 연승이 절실한 상황에서 5일과 6일 2연전을 치른다. 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두 사령탑은 언제나와 같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김 감독은 이 감독이 롯데 더그아웃으로 다가오자 헤드락을 걸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이 감독은 "왜 이렇게 흰머리가 늘었냐"고 타박을 했고, 김 감독은 "넌 살이 붙었다"며 응수했다.
이 감독은 김 감독이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밥 거르면 안 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숙명의 대결을 앞둔 롯데와 SK지만, 두 팀의 수장은 잠시 총구를 거두고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며 우정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운명의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두 팀 모두 연승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2연전에서 1승씩 사이좋게 나눠갖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롯데와 SK 모두 4강에서 더욱 멀어지게 된다. 한 팀이 2연승을 거두면, 나머지 한 팀은 사실상 4강 싸움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 말에 SK 이만수 감독은 난감한 듯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때문에 롯데와 SK의 이번 2연전은 두 팀 모두에게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롯데는 홍성민과 유먼을, SK는 김광현과 레이예스를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롯데와 SK, 과연 이틀 뒤 웃는자는 누가 될 것인가.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