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좌완 김광현(25)이 3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는 감격을 누렸다.
김광현은 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등판, 5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3볼넷 3실점을 했다. 투구수는 107개로 다소 많았고 숱한 실점위기를 넘기며 악전고투를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1km까지 나온 가운데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구사했고 커브와 포크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어놨다. 타자들은 맹타로 김광현의 10승을 도와줬고 팀은 6-3으로 승리, 5위로 올라섰다.
그의 전성기는 화려했다. 2008년 이후 3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3년 평균 15승을 기록한 좌완 에이스였다. 그렇지만 젊은 나이에 찾아온 부상은 김광현을 평범한 좌완투수로 바꿔놓았다. 다만 올 시즌은 반등할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1회 SK 타자들이 3점을 올렸지만 김광현은 리드를 업고도 고전했다.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2루타를 맞고 경기를 시작한 김광현은 정훈-손아섭에게 진루타가 된 땅볼 2개를 연속으로 허용하면서 1실점을 했다. 2사 후 전준우-박종윤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3루에 몰리기도 했지만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 가슴을 쓸어내린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2회와 3회 6명의 타자를 연속범타 처리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4회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1사 후 강민호에게 던진 145km 직구가 높게 몰려 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4-3까지 쫓기게 된 김광현이다.
5회에는 동점을 허용할 뻔했다. 2사 후 전준우에게 2루타를 맞았고, 박종윤의 1-2루간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으나 잡는데 실패했다. 2루에 있던 전준우는 자동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정근우가 홈에 송구하기는 늦은 타이밍이었지만 주자가 3루에 멈춰선 것이 김광현에게는 행운이었다. 결국 1,3루에서 강민호를 땅볼 처리, 리드를 지킨 채 이닝을 마쳤다. 6회 2사 후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간 김광현은 윤길현의 호투로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이날 경기 후 김광현의 성적은 10승 7패 120⅓이닝 평균자책점 4.26, 분명 전성기 때의 그를 생각한다면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지만 부상과 재활을 거듭한 끝에 거둔 성과라 더욱 뜻깊다. 악전고투했던 2011년과 2012년을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다시 에이스의 향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김광현은 10승 투수에 다시 이름을 올리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 2010년 다승왕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스물 셋, 김광현은 이제 스물 다섯살의 젊은 투수다. 이제까지 던졌던 공보다 앞으로 던질 공이 훨씬 많은 투수이며 여전히 '유망주'로 분류되어도 부족함이 없는 나이다. 역경을 딛고 다시 10승을 달성한 김광현의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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