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오심 해법 “4심 합의 확대”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09.06 06: 17

“4심 합의를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한다”.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는 오심에 자주 연루됐다. 주로 피해자였다. 지난 6월 15일 넥센-LG전에서 나온 오심은 그 시작이었다. 0-0이던 팽팽한 경기가 0-8로 뒤집어졌다. 팬들은 실망했고 프로야구 신뢰도 치명타를 입었다. 더욱이 당시 심판은 2군 자체 징계를 받았을 뿐이다.
지난 4일 목동 롯데-넥센전에서도 넥센은 피해자였다. 8회 2사 2루에서 오윤의 타구가 롯데 2루수 정훈의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왔다. 타구는 오른쪽 페어라인 안쪽에서 잡힌 뒤 파울 라인에서 놓쳤다. 하지만 오심 속에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4심이 잠시 모였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이 선수단을 6분간 철수하고 복귀시키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렇게 또 하나의 오심은 지나갔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5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해당 심판이 인정했다. 그래서 인정하면 번복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공식 야구 규칙 9.02 (a)에 따르면 타구가 페어인지 파울인지, 투구가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주자가 아웃인지 세이프인지는 번복되지 않는다.
염경엽 감독은 “비디오 판독 확대보다는 4심 합의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심판의 권위도 살리면서 4심 합의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비디오 판독을 늘리면 심판의 권위는 줄어들게 된다. 사실상 경기 감독실에서 경기 영상을 보고 있는 현실에서 비디오 판독은 자칫 심판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염 감독의 생각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비디오 판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단 1회부터 6회까지 한 차례, 7회부터 경기 종료까지 2차례로 제한된다.
이에 대해 선동렬 KIA 감독과 류중일 삼성 감독은 조심스럽게 찬성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달 16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심판도 편해질 수 있다”며 “비디오 판독으로 심판이 틀리면 번복하면 된다”고 했다.
선동렬 KIA 감독은 "심판들도 인간인지라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라고 했다. 또 "오심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번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쪽으로 만들어야 한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자기도 모르게 실수한 판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오심은 경기 상황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고 무엇보다 프로야구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방법은 두 가지로 보인다. 비디오 판독 확대를 통해 심판의 실수를 보완할지, 아니면 4심 합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 인지다. 지혜를 모아 심판의 권위와 경기 운용의 묘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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