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의 임창용 추억과 ML 성공 조건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06 06: 19

"내가 키우기는 무슨…". 
시카고 컵스 임창용(37)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승격됐다. 팔꿈치 수술 재활과 마이너리그 등판을 거쳐 지난 4일 메이저리그 부름을 받았다. 이 소식을 김응룡(72) 한화 감독도 접했다. 김 감독과 임창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해태-삼성에서 8시즌 동안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임창용이 일본에 진출한 2007년 말에는 김 감독이 삼성 사장으로 있었다. 
김응룡 감독은 임창용이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1995년의 기억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고교를 갓 졸업했을 때 한 달 정도 여관에서 같이 지낸 적이 있다. 그때는 덩치 좋은 선수들을 향해 여러가지 유혹이 많을 때였다. 어디 다른 데로 샐까봐 내가 직접 여관에서 같이 밥해 먹이며 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제자는 무슨, 김성근 감독이 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이 해태 2군 감독 시절 임창용을 키웠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마음을 잡은 임창용은 특급투수로 성장했다. 임창용은 한국에서 통산 104승66패168세이브를 올렸는데 그 중 75승과 100세이브를 김 감독 체제에서 거뒀다. 
임창용의 성장을 지켜본 김 감독은 그의 메이저리그 성공 조건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꼽았다. 김 감독은 "임창용은 유연성이 좋고, 손목을 잘 활용해서 좋은 공을 던졌다. 몸 관리를 잘 하니까 지금까지 하는 것 아니겠나"며 "일본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했다. 일본은 스트라이크존 상하가 넓은데 임창용의 힘 있게 떠오르는 높은 공이 한국에서는 볼이지만 일본에서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에서 5시즌 통산 238경기 11승13패1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9로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했다. 미국에서도 그 쪽 심판에 맞춰서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처럼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성공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임창용은 강력한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가 무기. 일본 시절 포크볼도 적극 활용했지만 최고 무기는 직구-슬라이더. 김 감독의 말대로 임창용의 패스트볼은 볼끝이 힘있게 떠오르는 뱀직구로 스트라이크존 상하 폭이 넓을 경우 더욱 이득을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좌우 폭이 좁은 대신 상하 폭이 넓은 편이다. 
김응룡 감독은 "창용이가 한국으로 온다고 했는데 여기 올 수 있을까"라며 농담도 던졌다. 지금 한화 투수진에 임창용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넋두리였다. 임창용을 떠올린 김 감독의 표정에는 과거의 추억과 빅리그 성공을 향한 기대가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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