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승격’ 임창용, 서바이벌 게임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06 06: 14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이 드디어 자신의 꿈을 이뤘다. 당당히 메이저리거의 신분으로 미국 무대를 밟는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펼쳐질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임창용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의 로스터에 등록됐다. 지난해 중반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임창용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일부의 평가를 뒤로 하고 연말 컵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 적지 않은 나이라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기우였다. 재활 이후 루키 리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임창용은 트리플A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79의 빼어난 성적을 내며 컵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선보였다.
컵스는 임창용을 2014년 주요 전력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리빌딩에 들어간 컵스는 전반적인 마운드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는 가운데 40인 로스터 확장에도 기민하게 대응했다. 5일까지 총 9명의 선수를 불러올렸고 이 중 절반이 불펜 요원이다. 5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이 4.17로 내셔널리그 14위에 처져 있는 컵스의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데일 스웨임 컵스 감독은 2014년 구상을 원점에서 시작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로스터 확장에서 많은 선수를 불러 올린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특히 불펜은 마무리부터 전편 개편이다. 올 시즌 팀 내 혼란을 틈타고 마무리 자리를 꿰찬 케빈 그렉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음은 물론 장기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새 판 짜기가 유력하다. 
스웨임 감독도 “9월에는 페드로 스트롭을 마무리로 시험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내년을 내다본 포석이다. 그러나 스트롭이 마무리로 직행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스웨임 감독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어떤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면서 “많은 선수들이 MLB에 올라왔고 오프시즌은 길다. 내년 스프링캠프 때까지 어떤 결정이나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결국 임창용도 이제 출발선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 스프링캠프까지가 진짜 승부처다. 팀에서 기대를 걸고 있지만 임창용 스스로가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전망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임창용은 현재 불펜 요원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단점은 분명히 가지고 있다. 다만 경험은 그만큼 가장 풍부하다. 과연 임창용이 자신의 경쟁력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임창용의 서바이벌 게임 생존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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