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의 조용한 활약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이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알차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런 추신수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는 가운데 리드오프로서 의미 있는 기록 도전도 흥미롭다. 바로 20홈런과 출루율 4할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이다.
신시내티 부동의 리드오프인 추신수는 6일(이하 한국시간) 134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5리, 19홈런, 17도루, 출루율 4할1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내셔널리그 선두인 팀 동료 조이 보토(.424)에 7리 뒤진 2위다. 메이저리그 전체 리드오프를 통틀어 추신수보다 더 높은 출루율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리드오프의 덕목이 출루임을 생각하면 추신수의 올 시즌은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더 관심을 모으는 것은 벌써 19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까지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출루에 중점을 두는 추신수지만 기회가 있을 때는 파워까지 선보이며 상대 투수들을 성가시게 하고 있다. 추신수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서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3년간 1번 타자로 500타수 이상에 들어서 이 타순에서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선수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다섯 명에 불과했다. 2010년 리키 위크스(밀워키·28홈런), 2011년 이안 킨슬러(텍사스·32홈런)와 제이코비 엘스버리(보스턴·29홈런), 그리고 지난해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30홈런)과 지미 롤린스(필라델피아·23홈런)가 주인공이다. 리드오프가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주는 지표다.
올 시즌에는 추신수가 이 기록에 가장 근접해있다. 추신수는 이미 19개의 홈런을 쳐 20홈런 고지에 근접했다. 1번 타순에서 1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도 8명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이 8명의 선수 중 출루율 또한 추신수가 가장 높다. 금상첨화의 활약인 것이다.
그렇다면 출루와 장타의 조합인 출루율 4할과 20홈런 조합은 탄생할 수 있을까. 추신수의 현재 페이스로 보면 가능성이 높다. 추신수는 9월 들어 4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 출루율 5할2푼4리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더 힘을 낼 필요도 없이 현재 페이스만 유지해도 충분히 도달 가능한 고지다.
이 기록을 마지막으로 달성한 리드오프는 2008년 당시 플로리다 소속이었던 핸리 라미레스였다. 라미레스는 당시 1번으로 533타수 동안 타율 3할4리,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5푼9리, 32홈런, 63타점, 31도루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그 후 추신수가 처음으로 이 기록에 진지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공인된 기록은 아니지만 FA시장에 들이밀 만한 자료와 함께 눈부신 시즌의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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