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LG가 최하위 한화에 일격을 당했다.
LG는 5일 대전 한화전에서 경기 내내 타선 침묵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1-2로 석패,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상대전적 9승 2패로 월등히 앞서 있었기 때문에 2연전 스윕도 노렸지만, 상대 신예투수 송창현에게 일방적으로 당했다. 휴식 중인 삼성에 여전히 0.5경기차로 리드하고는 있으나, 3위 두산이 6연승을 내달리며 1.5경기차. 선두싸움은 LG·삼성의 2파전에서 두산이 합세한 3파전이 됐다.
사실 팀 전체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최근 10경기 팀 타율 2할6푼6리 경기당 평균 3.6득점으로 시즌 타율 2할8푼4리 4.95득점에 못 미친다. 허무한 주루플레이 미스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LG 김기태 감독 또한 극적으로 선두 탈환에 성공했던 4일 SK전을 앞두고 “최근 우리가 못한 경기가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냉정히 보면 1위 재등극도 삼성의 페이스가 더 안 좋았던 게 크게 작용했다. 물론 마운드가 기복 없이 버텨주고 있고 대량득점은 아니더라도 결정적일 때 한 방이 나오며 5할 승부는 유지한다. 안 좋아도 5할은 찍는, 전형적인 강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위해선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타선 침체는 체력 문제다. 시즌 중반부터 하위 타선이 힘을 잃었고 이병규(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 주축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정의윤 오지환 문선재 김용의 같은 젊은 피의 부진을 베테랑들이 만회해왔으나 시즌 내내 맹타를 휘두를 수는 없는 일이다. 실제로 최근 10경기서 이병규(9번)는 타율 2할5푼6리, 박용택은 2할1푼1리를 기록 중이다. 3할5푼3리의 정성훈과 정확히 3할을 치고 있는 이진영이 아니었다면 1위 탈환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국 타선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신구조화가 필요하다. 16승 5패로 질주했던 6월처럼 베테랑 4인방 외에 선수들도 힘을 낸다면, 타격 사이클도 반등한다. 신진 세력의 재도약이 곧 막판 스퍼트의 필수요소라는 말이다.
일단 정의윤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경기 1할 타율에 그치고 있는 정의윤은 지난 한화전에서 첫 타석부터 안타를 기록했고 이후 두 개의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비록 그 홈런성 타구 두 개가 외야 플라이에 그쳤지만 올해 대전구장 외야가 확장되지 않았다면, 펜스를 넘기거나 맞추기에 충분했다. 시즌 중반부터 4번 타자로 도약, 잠재력을 폭발시켰던 정의윤의 부활은 우타자가 부족한 LG 타선에 다시 큰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오지환도 나쁘지 않다. SK와 2연전에선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8월 28일 넥센전부터 꾸준히 밀어서 안타를 날리고 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오지환이 많이 좋아졌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26개의 도루를 기록한 오지환이 꾸준히 출루한다면, 타선의 짜임새도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다.
손주인과 이병규(7번)에게 보다 큰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손주인은 2번 타선, 혹은 하위타순에서, 이병규(7번)는 타순을 가리지 않고 활약 중이다. 최근 10경기 손주인은 타율 3할3푼3리 출루율 4할4푼4리며, 이병규(7번)는 타율 4할2푼3리 OPS. 1.054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선구안과 집중력이 좋은 손주인을 테이블 세터에, 이병규(7번)를 리드오프 박용택의 대안으로 삼는 것도 생각해볼만한 일이다.
LG는 6일 한화전 선발투수로 류제국을 예고했다. LG는 류제국 선발 등판시 팀 승률 8할을 찍고 있다. 류제국이 마운드에 오르면 타선은 불처럼 타오른다. 경기당 득점 지원도 3.33으로 팀 내 투수 중 가장 높다. 지난 10경기 중 8점 이상을 뽑은 두 경기도 모두 류제국이 선발 등판했을 때였다. LG는 7일과 8일 우규민-리즈 선발 원투펀치를 앞세워 삼성과 2연전을 치른다. 한화를 잡고 1위를 유지한 채 삼성 만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대량득점까지 이뤄진다면 금상첨화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