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성주와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정은지가 커플로 등장할 줄이야. 상상도 못한 두 사람의 커플 연기는 의외로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보여줬다.
지난 5일 2회 째를 맞이한 MBC 예능프로그램 ‘화수분’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2회 방송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게스트들과 고정 출연진이 선보인 콩트 연기. 특히 연기에 첫 도전하는 김성주와 대표적인 '연기돌'로 인정받고 있는 정은지의 조합은 방송 전 어색할 것이라 느껴졌던 우려를 불식했다.
이날 김성주와 정은지는 시청자들의 실제 사연을 재구성해 만든 콩트에서 각각 순수한 때밀이 청년, 그와 사랑에 빠지는 목욕탕 주인의 딸 역을 맡아 연인연기를 선보였다.

김성주는 아나운서 출신임에도 조금은 허술한(?)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 당찬 정은지에게 반하는 순수한 총각의 역할을 소화했고, 정은지는 콩트임에도 정극 못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서 김성주와의 갭을 보란듯이 극복해 보였다. 두 사람의 연기를 보고 있는 서경석, 정준하 등 다른 출연진도 "의외로 괜찮다"며 보는 내내 감탄을 표했을 정도.
물론 정통 연기자인 김갑수는 김성주의 연기에 대해 "아빠 묻어가"라며 김성주 보다 돋보인 카메오 김민국-민율 형제를 칭찬했지만, 두 사람이 보여주는 의외의 조합은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화수분'은 여러모로 우려가 컸던 프로그램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쇼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예능 판도에 20세기에 인기를 끌었던 콩트를 가져온다는 것이 다소 무리라는 평이 많았던 것. 콩트의 특성상 과장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이는 요즘 시청자들에게 '오글거린다'는 반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2회를 맞이한 '화수분'은 '오글거림' 보다는 색다른 연기자들의 조합이 신선함을 주는 편이다. 또 이미 시청자들의 눈에 익숙한 인기 연예인들이 등장해 보는 데 편안함을 주는 것 역시 눈길을 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현재는 시청률 면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수분'이 더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화수분'은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의 후속으로 편성된 프로그램으로 스타와 시청자의 사연을 콩트 형식으로 구성했다. 김갑수, 정준하, 서경석, 김성주가 진행을 맡고 있다. 이날 방송에는 배우 김민교, 그룹 쥬얼리의 김예원,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출연해 재연쇼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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