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같은 ‘화성인’, 버리자니 아깝고 가져도 찝찝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09.06 08: 33

tvN이 골칫덩어리 '화성인 바이러스'를 버리지도 못하고 가져도 찝찝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첫 방송된 '화성인 바이러스'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화성인'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자극적인고 선정적인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자연히, 조작 논란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채널의 진정성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tvN은 '화성인 바이러스'에 유달리 큰 애정을 보이고 있는 상황.
  

'화성인 바이러스'는 tvN이 아닌 코엔그룹에서 외주 제작을 맡았으나 최근 본사 제작으로 변경됐다. 제작사가 바뀌었지만 tvN 측에서는 이 사실을 매체에 고지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다. 채널에서도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화성인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조작논란을 겪어왔다. 크게는 지난해 9월, '강남빠녀'로 출연한 성주란 씨가 방송에서 "물도 강남에서 파는 물만 사먹는다"던 말과 달리 과거 강북에 오갔던 사실이 드러나 빼도박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지난 2011년에는 남자친구에게 양치, 세수, 목욕 등은 물론, 겨드랑이 제모까지 맡기는 신생아녀가 등장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또 '교복중독자'로 자리했던 참가자는 "클럽이나 등산을 갈 때도 교복을 입는다"던 진술과 달리 레이싱모델로 활동했던 과거가 드러나 곤욕을 치렀으며, '족쇄남'으로 출연했던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존댓말을 쓰거나 짧은 치마를 입고, 겸상을 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과 달리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여자친구와 반말로 대화를 주고 받았던 사실이 탄로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는 논란이 되는 만큼 화제성 역시 뛰어나기 때문에 버릴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렇게 말이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뭐가 좋겠나. 그렇지만 회사 입장에서 방송 될 때마다 화제가 되니 버리기 아까운 카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파생된 프로그램이던 동 채널의 '화성인 X파일'은 조작, 선정성 논란으로 결국 폐지된 선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당시 프로그램 측에서는 "방송 소재 고갈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남매 간 과도한 스킨십으로 이슈가 됐던 '시스터 보이' 편이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화성인 X파일' 측은 해당 에피소드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해당 방송프로그램 중지'와 '경고' 결정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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