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꽃' 부진? 엄태웅, 좀 쉬어간들 어떠하리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9.06 09: 11

KBS 2TV 수목드라마 '칼과 꽃'이 마지막까지 힘들게 퇴장했다. 방영 내내 저조한 시청률로 몸살을 앓았던 드라마는 지난 5일 최종회에서 주인공들의 죽음을 그리며 비극으로 마무리됐다. 시청률 성적도 끝까지 꼴찌로 안타깝다.
'칼과 꽃'의 부진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혔다. 다소 낯선 연출, 동시간대 경쟁작들(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과의 대진운, 일부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 등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지 못한 이유로 거론되며 힘든 여정을 이어갔다.
특히 주인공 연충으로 분한 엄태웅이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서 주가를 올린 동시에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까지 병행, 친근한 이미지도 더했던 만큼 엄태웅으로서도 오랜만의 부진이었다. 때문에 배우로서의 커리어에 대한 주위의 우려가 고개를 들었던 것.

그러나 잘 쌓아올린 공든 탑은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다. 엄태웅은 비록 '칼과 꽃'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1박2일' 활약을 이어가며 안방극장에서의 인지도를 지켜냈다. 또한 배우 박중훈의 연출 데뷔작인 영화 '톱스타'의 개봉을 기다리며 후반 작업도 철저히 했다. 지난해 국민 첫사랑 열풍을 일으킨 영화 '건축학 개론'과 신들린 연기로 안방극장을 압도한 드라마 '적도의 남자' 등 출연작마다 흥행과 호평을 동시에 이끌었던 만큼 배우 엄태웅에 대한 신뢰는 굳건했다. 팬들은 물론 충무로와 방송가 관계자들까지도 그의 건재와 저력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
KBS 드라마국 한 관계자는 "엄태웅이 '적도의 남자'에 이어 김용수 PD와 두 번째 작품을 함께 한다고 했을 때 그 결과물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던 게 사실"이라며 "시청률 성적 면에서는 다소 아쉬웠지만 엄태웅이 아니었다면 육중하고도 완성도 치밀했던 이번 드라마에서 무게를 지켜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중심을 잡은 그의 연기에 내부의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고 전했다.
엄태웅은 상당한 무명 생활을 거쳤지만 그만큼 단단한 실력과 신뢰로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연출가와 제작자들이 믿고 캐스팅하는 배우로 꼽는 동시에 '1박2일'에서 보여준 친근하고 소탈한 이미지는 팬들과의 거리까지 좁혀지게 만든 것.
'칼과 꽃'으로 뼈아픈 부진을 맛봤지만 이마저도 웃음과 예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긴 엄태웅이다. 최근 '1박2일'에서 '칼과 꽃'의 부진한 시청률을 직접 거론하며 이른바 셀프 디스 유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조금 쉬어간들 어떠하리. 탄탄한 연기력에 묵직한 내공, 그리고 한결같은 팬들과 관계자들의 신뢰가 엄태웅을 또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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