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이 '로코퀸'을 넘어서 '애드리브퀸' 자리를 넘보고 있다.
공효진은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진혁)에서 귀신 보는 능력을 가진 태공실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태공실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귀신에 시달려 음침한 분위기를 형성하지만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갖추고 있는 인물.
공효진은 '주군의 태양'에서 매회 대본에는 없는 적재적소의 애드리브를 구사하며 재미를 높이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태공실의 대사가 대본에 실제로 존재하는 건지, 공효진의 애드리브인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공효진의 애드리브는 2회 방송 말미부터 시작됐다. 퇴근을 같이 하자고 하는 강우(서인국 분)의 말에 킹덤에서 청소 중이었던 태공실은 순간 당황해 고무장갑을 낀 손을 얼굴에 가져가며 화끈거리는 얼굴을 가라앉혔다. 또 두근거리는 와중에도 혹시나 머리에서 냄새 나는 건 아닌지 냄새를 맡기도 했다.
이 장면은 '누굴 유혹하려면 머리라도 감고 해'라고 말한 주중원(소지섭 분)의 말을 기억하고 있던 공효진이 준비한 애드리브로, 태공실의 상황을 잘 묘사했다는 반응이다.
또 4회 자선행사 장면은 기본 설정 대사만 있었을 뿐 주중원과 태공실이 연회장을 오가며 나누는 구체적인 대화들은 거의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진행됐다. 특히 와인을 마시고 있는 주중원의 어깨 한 쪽에 태공실이 갑자기 손을 뻗어 눌러주는 모습이 포착돼 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높였다. 이는 주중원의 어깨를 누르고 있는 귀신을 태공실이 보고 알려준다는 애드리브로 리허설 당시 상대 배우와 의논해 진행됐다.
5회에서는 방공호 주중원을 향한 태공실의 표정연기가 압권이었다. 귀신 때문에 왕회장 댁 방문을 꺼려하는 태공실을 향해 주중원이 공짜로 방공호를 내어주겠다는 말로 유혹하자 눈을 희번덕거리며 다가간 것. 또 왕회장에게 태공실이 손자 귀신의 말을 대신 전하자 이를 두고 흐뭇해하는 주중원을 향해 회심의 윙크를 보내는 애드리브 장면 또한 재미를 줬다.
촬영 현장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공효진은 대본이 나오면 대사 하나하나, 실제로 자신이 내뱉는 말처럼 익숙해질 수 있도록 외우고 또 외운다"라며 "그런 와중에 대본에는 자세하게 설명되지 않는 지문을 마치 실제로 적혀있었던 대본인양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를 생각하고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주군의 태양' 10회는 1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극 1위를 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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