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지경이 됐을까.'
다섯번째 시즌을 맞아 5회 방송을 앞두고 있는 엠넷 '슈퍼스타K5'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한때 '대국민 오디션'이라 불렸던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엔 이미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눈에 띄게 줄어 초라할 지경이다. 한때 둘 셋만 모이면 '슈퍼스타K' 참가자 이야기를 꺼내어 놓던 과거와 사뭇 다른 풍경.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5년째 시즌을 거듭하면서 신선함마저 급감했다. 우후죽순 생겨난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에도 실패한 분위기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범람, 그리고 '슈퍼스타K'를 헤쳐 나오고도 쉽사리 가요계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일부 가수들의 태생적 한계성에 대한 인지. 여기에 MBC '나 혼자 산다' 등 전후·동시간대 늘어난 지상파 및 케이블 금요 예능 프로그램들의 무차별 공습도 '슈퍼스타K'에 쏠렸던 관심과 힘을 덜어내는데 일조했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변하지 않았던 게 있다면 그건 '악마의 편집'을 비롯한 각종 논란거리다. 현재 단 4회차 방송이 끝난 시점에서, '슈퍼스타K5'는 이미 상당한 논란들이 고개를 내민 상태다. 머릿속에 '슈퍼스타K5'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치는 것들은 역시나 논란 뿐이다.
가수 조권은 특별 심사위원 자격으로 등장해 선배가수 한경일을 심사했던 장면으로 네티즌들의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딱 1주일 전 한경일의 등장에 엄청난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논란을 제작진이 비껴가지 않은 결과였다. 결국 조권이 "심사위원 권한이 쉽지 않고 편집된 부분도 있다"는 말로 직접 속상함을 드러냈고, 한경일이 자필 편지로 조권을 향해 감사 메시지를 보내 상황은 일단락 됐다.
스타가 되기 위한 일반인 참가자들 틈바구니에서 속속 등장하는 프로뮤지션들의 참여는 형평성 논란을 낳기도 했다. 제작진들 입장에서야 공정한 경쟁보다는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이들을 더 환영할 수 밖에 없다는 면도 이해는 가지만, 그로인해 일반인 참가자들의 입지와 공정한 심사 등에 생기는 미세한 균열은 언젠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또한 사기혐의를 받고 있는 참가자도 버젓이 '슈퍼스타K5'에 얼굴을 내비쳐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극심하게 말을 더듬는 참가자로 방송에 출연해 먼데이 키즈의 '슬픈 인연'을 불러 감동을 자아냈던 박상돈 씨는 현재 사기 및 횡령혐의로 피소돼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 상태라는 사실이 공개돼 큰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 직후 '슈퍼스타K5' 측은 "알 수 없었던 사항이고, 현재 박씨와 연락을 취해봤지만 닿지 않는다"고 전했으나, 결국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해당 출연자의 방송분을 편집해 방송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차인표-신애라의 아들, 박완규의 아들, 제 2의 허각, 우즈베키스탄 엘프녀, 여자 유승우, 플로리다급 미친 존재감 등 '슈퍼스타K5' 측이 전면에 내세웠던 참가자들은 많았지만 정작 아직까지 대중의 눈길을 확 사로잡는 인물이 전혀 없다는 것도 아쉽다.
현재 '슈퍼스타K5'는 슈퍼위크에 돌입했다.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의 경쟁을 더욱 과열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한 것. 하지만 '슈퍼스타K5' 제작진이 더 이상은 논란으로 쉽게 만들어지는 이슈를 지양하고, 참가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음악적 재능, 눈에 띄는 명품 무대 등으로 화제를 만들어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은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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