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할 법했지만 경기 전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의 얼굴은 오히려 여유가 있어 보였다. "피곤하지 않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나 전날(5일) 상황에 대한 빚을 갚겠다는 투지를 마음 속 꽁꽁 숨겨두고 있었던 것일까. 추신수가 맹활약을 선보이며 주루플레이 미스에 대한 빚을 확실하게 갚았다.
추신수는 6일(이하 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중견수 및 1번 타자로 출전, 4회 솔로홈런(시즌 20호)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볼넷 2득점 2타점의 원맨쇼를 펼쳤다. 4번이나 출루하며 팀 공격 물꼬를 트는 몫을 톡톡히 했다. 추신수의 맹활약을 앞세운 신시내티는 지구 순위 싸움 라이벌인 세인트루이스를 꺾고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전날 상황이 마음에 걸릴 법했다. 추신수는 전날 연장 15회 주루 플레이 미스로 고개를 숙였다. 2사 3루에서 하이지의 배트가 내려오는 순간 홈으로 몸이 본능적으로 튕겨져 나갔고 결국 횡사했다. 스퀴즈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2사였다는 점에서 의혹이 있었다.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감독은 경기 후 “스퀴즈 사인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인정하듯 추신수의 실수였다. 결국 팀도 연장 16회 접전 끝에 졌다.

그러나 그 빚을 갚는 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머신’의 시동을 건 추신수는 2-0으로 앞선 4회 상대 선발 랜스 린의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2010년 이후 20홈런 고지에 재등정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후 6회 타석에서는 좌완 프리먼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안타, 그리고 7회에는 다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며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9월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었다. 추신수는 9월 들어 가진 4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 출루율 5할2푼4리, 2홈런을 기록하며 타격감 상승세를 알렸다. 현지 시간 기준으로 9월 5경기에서 무려 4경기나 멀티히트를 때리는 등 막판 스퍼트를 예고했다.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20-20, 출루율 1위 경쟁, 그리고 포스트시즌 전망 등 추신수의 시즌 막판에는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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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