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발표하며 모바일 시장의 미래인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가 너무나도 컸던 걸까? 삼성전자는 선도기업으로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5일 새벽 2시,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IFA) 2013’에서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2’ 행사를 열고,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3’와 함께 ‘갤럭시 기어’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의도는 하반기 스마트폰 경쟁을 위한 ‘갤럭시 노트3’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눈이 모두 ‘갤럭시 기어’에 쏠렸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웨어러블 컴퓨터는 현재 모바일 시장의 화두로, 애플 ‘아이워치’, 구글 ‘구글 글래스’ 등이 차세대 혁신의 후보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이들보다 먼저 치고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 글로벌 1위로 도약하는 동안 애플 모방꾼과 구글의 영광에 편승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삼성의 급격한 성장을 인정하면서도 애플과 구글이 없었다면 절대 이뤄내지 못했을 성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갤럭시 기어’는 삼성전자에게 있어 그들의 역량을 새로이 평가 받게 될 척도로 작용할 예정이었다. 삼성전자는 시장과 업계의 기대치를 낮추고자 ‘갤럭시 기어’를 모바일 기기의 혁신보다는 스마트폰 보조 기기로서 패션 아이콘으로 키우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기대치 낮추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업계는 삼성전자가 진정한 스마트 워치를 선보이길 희망했다. 희망이 깨지자 “혁신 부재” “철학 부재” “액세서리 불과”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정보, 교육, 기술, 소통 등의 고도화는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제고시켰고, 특출난 점 없이는 이제 더이상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갤럭시 기어’를 가리키며 299달러의 가치가 없다고 말한 테크레이더의 개리 마샬은 포드자동차의 창업자 헨리 포드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소비자의 욕구를 읽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빠른 말을 만들어 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혹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혁신’의 키워드라고 부를만한 스마트 워치 고유의 기능은 없어도 경쟁자들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든 도전정신을 높이 산 이들도 있었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모방꾼이 되느니 시장의 질타를 받는 쪽을 선택한 삼성전자의 용기를 가상히 여겼다.
호평을 남긴 이들은 삼성전자가 기대만큼의 제품을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이 가까워져 있음을 증명했다고 칭찬했다.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은 이제 막 일어나려는 기지개를 키고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시장의 변화를 몸소 느낀 소비자들은 '아이폰' 이후 제 2의 혁신을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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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기어'./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