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이긴 추신수가 쏘아올린 ‘큰 공’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06 12: 50

쉽게 쉽게 쌓아올리는 기록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수많은 땀과 남모를 눈물이 그 속에 숨어있다. 2010년 이후 3년 만에 20홈런 타자 대열에 복귀한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도 마찬가지다. 숱한 역경과 환경 변화를 이겨내고 쏘아올린 ‘큰 공’이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를 수놓았다.
추신수는 6일(이하 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4회 상대 선발 랜스 린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8월 말 이후 가파른 타격 상승세를 타고 있는 추신수는 9월 들어 가진 5경기에서 4경기나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이날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좋은 타격감을 알렸다. 추신수는 경기 후 “타격감은 괜찮은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이로써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이었던 2009년(20개)과 2010년(22개) 이후 3년 만에 한 시즌 2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페이스로 보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였던 2010년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보인다. 시즌 막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추신수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추신수도 6일 경기 후 “더 치겠다”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추신수는 경기 후 20홈런에 대해 아주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추신수는 “부상만 없으면 따라올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 추신수는 올 시즌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면서 생각보다 일찌감치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추신수의 말 속에는 지난 2년간 겪었던 아픔이 녹아있다. 말 그대로 부상과 이런 저런 사유 때문에 20홈런을 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승격 이후 승승장구하는 듯 했던 추신수에게는 몇몇 아픔이 있었던 시기였다.
부상도 있었고 개인적인 일도 있었다. 2011년에는 부상으로 85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부상이 시즌을 망쳐 놨다. 이 여파는 지난해에도 어느 정도는 이어졌다. 기록은 상당 부분 회복이 됐지만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에서는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올해는 이적이라는 변수도 있었다. 더 좋은 동료들을 만나게 됐지만 낯선 환경에 보직도 바뀌었다. 우익수와 3번 타자였던 추신수는 올 시즌 중견수와 1번 타자로 변신해 있었다. 어쩌면 도박이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추신수의 굳은 의지와 정신력, 그리고 꾸준한 노력은 역대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내고 있다. 타율은 2009년(.300)과 2010년(.300)에 조금 못 미치지만 내셔널리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는 출루율은 당시보다 훨씬 높다. 홈런과 도루 페이스도 떨어질 것이 없다. 리드오프로서, 그리고 중견수로서 체력부담이 심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가산점이 있다. 고진감래. 역경과 시련을 이겨낸 추신수에게 진짜 전성기가 찾아오고 있다. 추신수는 그 달콤함을 누릴 충분한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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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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