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평가 역전이다.
한화 신인 좌완 투수 송창현(24)이 본격적으로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송창현은 지난 5일 대전 LG전에서 6⅔이닝 2피안타 4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 피칭을 펼쳤다. 시즌 성적은 25경기 2승4패 평균자책점 4.56. 순수 신인치곤 준수한 성적으로 트레이드 당시 평가를 1년도 되지 않아 바꿔놓고 있다.
▲ 트레이드 부담, 덤덤한 성격으로 극복

제주 국제대 출신으로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송창현은 그러나 데뷔도 안 한 상태에서 대타자 장성호와 1대1 맞트레이드 돼 한화 유니폼 입었다. 프로 데뷔 전부터 제대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무명의 신인 투수와 통산 2000안타 베테랑 타자의 맞교환은 누가 보더라도 롯데의 우위로 평가됐다.
선수 본인에게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트레이드 이후 시즌 전까지 송창현은 "잘하고 난 뒤 인터뷰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주위의 시선에 부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송창현은 특유의 덤덤한 성격으로 극복했다. 그는 '이제 트레이드 평가가 역전됐다'는 말에 "그런 건 모르겠다. 내 할 것만 잘 하겠다"며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투구에서도 송창현 스타일이 잘 나타난다. 그는 제구가 안 돼 볼넷을 허용할지언정 피해가며 볼넷을 주는 경우가 없다. 5일 LG전에서도 1위팀 강타선을 맞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그는 "시즌 초반보다 여유가 많이 생겼다. 긴장이 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 긴장은 하지만 처음보다 덜하다"면서도 "사실 처음에도 별로 긴장이 안 됐다"고 했다.
실제로 프로 데뷔전이었던 지난 5월18일 대전 두산전에서 송창현은 첫 타자 이종욱을 3구 삼진 처리하며 예사롭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그는 "김응룡 감독님께서 못 하는데도 계속 기회를 주셨다. 감사하지만 내년 더 좋아져야 한다"고 만족을 하지 않았다.
▲ 송창현의 팔스윙, 긁히는 날 위력적이다
송창현의 직구구속은 최고 143~144km 수준으로 아주 빠르지 않다. 묵직한 맛은 있지만, 상대를 힘으로 압도할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야인 시절 제주도에서 송창현을 지켜본 김응룡 감독은 "그때보다 지금 구위가 못하다. 훈련을 더하면 내년부터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지금 현재 송창현이 긁히는 날 위력적인 공을 뿌릴수 있는 데에는 팔스윙에서 찾을 수 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팔스윙이 빨리 나오지 않아 숨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팔스윙이 한 타임 늦게 나오면서 손목을 빨리 채는 투구폼이라 제구가 되는 날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 까다롭게 느낀다. 송창현도 "어릴 때부터 팔스윙이 지금 같았다. 장점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독특한 팔스윙에서 직구가 낮고 힘있게 깔리면 쉽지 않다. 여기에 변화구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니 효과를 톡톡히 본다. 슬라이더의 경우 최저 구속이 116km로 커브 같은 효과를 일으킨다. 시즌 중 연마한 서클체인지업도 맞혀잡는데 잘 쓰인다.
그러나 여전히 안정돼 있지 않은 컨트롤이 과제다. 정민철 코치는 "팔스윙 할 때 기준점 벗어나면 컨트롤이 되지 않는데 그런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창현도 "매경기 컨트롤을 잘 해서 맞혀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며 기복없는 피칭을 다짐했다. 정민철 코치는 "감독님께서 계속 기회를 주시니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