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유희열 "신동엽과 내 '섹드립'의 차이점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9.06 16: 59

오는 6일 tvN 'SNL코리아' 코너 '위켄드 업데이트'에 합류하는 가수 유희열이 "지적이고 섹시하게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희열은 5일 서울 상암동 CJ E&M에서 사전 리허설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프로그램을 맡을 때 긴장을 잘안하는데, 처음으로 걱정된다. 많이 떨리고 설렘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라디오를 처음 시작할 때에도 극렬히 반대했는데 어느새 디제이가 돼있었다.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처음에는 극렬히 고사했는데, 내 인생의 어떤 단어가 됐다. 'SNL코리아'도 그런 단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주 방청석에서 방송을 본 소감은.
"견학차 어떤 시스템이지 보려고 왔었는데, 상상 그 이상으로 전쟁 같았다. 그래서 제일 먼저 헬스클럽을 먼저 끊었다. 체력이 좋아야 할 것 같다."
호스트로 제안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크루로 합류했나.
"호스트 제의를 받은 적은 있다. 음반 준비를 한창 할 때여서 고사했었다. 이번 합류는 내가 워낙 'SNL코리아' 팬이어서였다. 한국 버전을 하기 전 부터 그 방송을 좋아했었다. 'SNL'은 오래된 맛집의 느낌이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방송을 하는 게 내게는 연극 동아리의 느낌이다. 또 고등학교 때 같은 방송반이었던 신동엽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장 큰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당시 신동엽씨는 코미디언, 나는 아나운서의 역할을 했었다."
기존의 장진, 최일구 앵커와 어떻게 다를까.
"제안을 받고 3주 정도 고민을 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머릿속에서 빵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업데이트다. 장진 감독이 할땐 신사적인 느낌이 있었고, 최일구 앵커는 화법 자체가 있다. 난 업데이트에 주목해서 포털사이트에 계속 올라오는 이야기처럼 피부에 와닿을 수 있게 소통 창구가 되고 싶다. 촌철살인보다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묻는 질문자가 될 것이다."
워낙 '섹드립'이 이슈라 그 수위도 관심사다.
"여기 참여한다고 했을 때 들은 이야기의 90%가 19금 이야기였다. 굉장히 조심스럽다. 그런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의도적으로 목적을 갖고 꾸며내진 않을 것이다. 신동엽씨는 워낙 대가이지만 나는 초중고 선배인 그 분께서 배운 것일 뿐이다.(웃음)"
'SNL코리아'하면 정치 풍자도 빼놓을 수 없는데.
"내가 노력할 부분이다. 내가 시사 전문가도 아니고, 어떤 지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유머러스하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 내 말의 온도가 어떻게 전달될 것인지 제작진과도 계속 얘기 중이다. 어느 정도 체감하고 계시겠지만 'SNL코리아'에서 이런 얘기들이 쉽게 전달할 수 있게 되는 날, 그런 날이 온다면 의미 있을 것이다."
우려가 많기도 하다.
"풍자에서 사람들이 웃는 건 통쾌해서라고 생각한다. 정말 웃겨서라기보다는 통쾌해서인데, 그렇다면 성역이 없어야 된다.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일단 이 프로그램이 오래 가야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지금 수위가 조금 낮다 하더라도, 계속 고민하고 시도하는 데 의미가 있다. 단어 선택과 화법에 있어서 서로 얼굴 익힐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감성 변태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 부분은 전혀 고민안한다. 어떻게 날 접하느냐에 따라 다 다르다.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절 음악인으로 보신다. 라디오로 만난 분은 말 잘하는 짓궂은 사람으로 보신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으로 만난 분들은 저질 개그맨으로 본다.(웃음) 다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바라보든 그 모습이 다 내 안에 있으니까 괜찮다."
신동엽과는 '섹드립' 우위를 따져본다면.
"어휴. 그거는 그 분에 비하면 난 정말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분은 얘기하시는 게 정말 재치있지 않나. 불쾌감을 안주는,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분에 비하면 나는 조금 여성적 시선이 있는 거 같다. 신동엽씨 얘기에 웃는 건 남자분이 많다. 반면 나는 남성적 시선에서 하는 건 잘 못한다. 여성적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어려서 부터 많이 공부했다.(웃음) 그래서 감성 변태라고 하시는 거 같기도 하다."
어느덧 뮤지션에서 예능인이 돼간다는 느낌이다.
"내가 작년부터 음반 작업을 시작했는데, 제안을 많이 받아오긴 했다. 나한테 맞겠구나 했던 걸 죄송스럽게도 음반 이후로 미뤄주셨다. 이제 음반 작업이 끝난 상태라 녹음실에서 디렉팅하는 정도만 남았다.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맞았다. MBC '무한도전'도 2년, 4년전에 말씀을 주셨는데 감사하게도 이번에 또 제안이 와서 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유머러스한 걸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의아하긴 하다. 본격 예능인으로서는 그럴 능력도 없고, 앞으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 같다."
라디오를 다시 할 생각은 없나.
"라디오는 매번 돌아갈 집처럼 느껴진다. 그런제 지금 내게 제2의 시기가 살짝 온거 같다.(웃음) 전성기로는 절대 쓰지 말아달라.(웃음) 지금 마흔 중반이 됐다. 지금 상황에서는 내가 얘기할 수 있는 소통 창구로,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수 있는 단계인 것 같다. 라디오도 처음엔 극렬히 안한다고 했는데 어느새 디제이가 됐다.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극렬히 안한다고 했는데, 내 인생에 다른 단어가 됐다. 'SNL'도 내 인생에 있어서 그런 단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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