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은 아름다웠지만, 잇따른 사고에는 장사가 없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스플래시’가 결국 녹화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녹화 중단이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이라는 게 내부 얘기다.
MBC 측은 6일 "이날 오후 진행될 예정이었던 '스플래시' 녹화가 취소됐다. 최근 '스플래시' 리허설 과정에서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연기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예정됐던 프로그램 녹화를 취소했다"고 밝히며 녹화가 중단된 사실을 전했다.

또 MBC의 한 관계자는 역시 “‘스플래시’의 녹화가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이미 녹화가 된 2회 방송분은 예정대로 나가겠지만, 그 이후 분량은 어떻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프로그램의 폐지가 유력해진 상황을 전했다.
‘스플래시’는 ‘높은 다이빙대 위에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내는 유명인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스릴과 감동을 전달한다’는 취지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네덜란드에서 처음 방영한 후 영국, 호주 등 20여 개국에서 현재 제작 및 방송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이빙이라는 역동적인 스포츠 종목에 서바이벌이라는 흥미진진한 구성을 내세워 방송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다. 더욱이 ‘나는 가수다’ 열풍을 이어받았던 신정수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높았었다.
막강한 다수의 출연자 군단은 ‘스플래시’의 화려함을 대변했다. 신동엽과 전현무가 MC를 맡았고 홍여진, 이훈, 임호, 조은숙, 최수린, 양동근, 김영호, 오승현, 박재민, 클라라, 가수 아이비, 슈퍼주니어 강인, 샤이니 민호, 씨스타 소유, NS윤지, B1A4 공찬, 엑소 타오, M.I.B 오직, 레이디스 코드 권리세, 개그맨 이봉원, 샘 해밍턴, 방송인 홍석천, 김새롬, UFC 챔피언 김동현, 전 체조선수 여홍철 등 25명의 출연자가 다이빙에 도전했고, 배우 정보석, 최윤희 스포츠 해설가, 이인애 대한구영연맹 상임이사, 신우찬 전 국가대표 다이빙 선수가 심사위원으로 등장했다.

그 때문에 첫 방송에 대한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임호, 조은숙 등 나이가 있는 중견 연기자들의 도전이 주목을 받았고, 클라라와 샘 해밍턴 등 대세 연예인들도 합류해 볼거리와 화제 거리가 많았다. 첫 방송과 2회 방송이 각각 8.5%, 7.9%(닐슨코리아 집계결과) 정도로 시청률 면에서도 초반 치고는 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러나 부상이 문제였다. ‘스플래시’의 촬영 기간 동안 출연진에게 크고 작은 부상이 속출한 것. 다이빙 쇼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출연진은 더 화려한 기술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곧 작게는 타박상부터 크게는 골절로 이어졌다. 이훈은 눈 밑에 멍이 들었고, 임호 역시 온몸이 피멍으로 물들어 화제가 됐다. 클라라는 다이빙을 하다 허리가 꺾여 부상을 당하게 됐으며 샘 해밍턴 역시 ‘스플래시’의 촬영 중 부상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지난 5일 화제가 된 개그맨 이봉원의 부상 소식이었다.
이봉원이 지난 4일 10M 높이에서 다이빙 연습 중 눈 밑에 작은 뼈가 골절되는 안와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 이후 그는 '스플래시'에서 하차하게 됐다. 당시 신정수PD는 OSEN에 "사실은 의료진 항상 현장에 있고 보험도 들어놓고 했지만 안전사고는 발생한다. 어떻게 하면 이걸 줄일 수 있을지 고민 정답 떠오르지 않아 고민중이다"라고 말하며 제작진으로서의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이 같은 제작진의 고민이 녹화 중단과 같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 사실상 폐지가 유력한 가운데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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