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평가전을 '터닝포인트'로 삼고 싶다던 지동원(22, 선덜랜드)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동원은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한국과 아이티의 친선경기에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 45분을 소화한 후 후반 시작과 함께 구자철과 교체됐다.
소속팀 선덜랜드에서 최근 선발로 나서면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지동원은 이날 경기에 더 큰 의미를 실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도, 소속팀에서도 지동원의 발 끝은 좀처럼 날카롭지 못했다.

때문에 지동원은 이번 경기에서 뭔가를 보여줘야했다. "선덜랜드나 함부르크 어느 쪽이 되더라도 입지를 위해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다"면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대표팀 소집 기간 동안 컨디션을 끌어 올려서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기대감을 보였던 지동원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부진한 지동원의 기상도는 '흐림'이었다. 선발로 나서 최전방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으나 좀처럼 골로 연결될만한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상대 수비에 가로막혀 고전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침투와 돌파에서도 아쉬운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결국 지동원은 1-1 동점 상황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되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 당초 객관적으로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다. 따라서 단순한 승리 보다는 과정과 결과가 모두 갖춰진 승리가 아이티전서 홍명보호가 얻어야 할 과제였다.
가장 해결이 시급한 과제는 골 가뭄이었다. 지난 7월 2013동아시안컵으로 출항한 홍명보호는 안방 대회를 3위(2무 1패, 1득점 2실점)로 초라하게 마쳤고, 지난달 페루와의 A매치에서도 득점 없이 비기며 답답한 공격력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유럽파가 모두 소집된 이번 두 차례의 친선경기는 빈공을 해소할 계기로 주목을 받았다. 득점을 만들어야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선발로 나선 지동원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 있었다.
그러나 지동원이 원톱으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홍명보 감독은 공격수에 대한 고민을 마음 한 구석에 남겨놓게 됐다. 비록 후반전에 이청용의 재치 넘치는 플레이로 페널티킥 2개를 연달아 얻어내며 결국 4-1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해결사 본능을 과시해줄 믿을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현실이 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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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