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승’ 두산, 두 개의 패 적중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06 22: 18

표적 선발 등판을 위한 좌완 선발의 계투 투입 카드 하나가 적중했다. 그리고 잠수함 상대 6할2푼5리의 강점을 비춘 좌타 대타 투입도 쐐기 2루타로 적중했다. 7연승에 성공하며 선두권 경쟁에 더욱 불을 지핀 두산 베어스의 남은 한 개의 패.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카드가 이튿날(7일) 적중할 수 있을까.
두산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KIA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서 기대에 부응한 좌완 유희관, 7회 오재원과 오재일의 쐐기타점 등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62승2무46패(3위, 6일 현재)로 올 시즌 최다 7연승을 달린 동시에 이날 경기가 없던 2위 삼성에 반 경기 차 3위로 바짝 따라붙었다. 선두 LG와는 그대로 한 경기 반 차다.
또한 두산은 7연승을 달리며 지난 2009년 5월8일 잠실 한화전~5월15일 잠실 삼성전 이후 1575일 만의 7연승을 달렸다. 김진욱 감독 체제에서는 최초의 7연승이다.

이날 KIA전을 앞두고 김진욱 감독은 좌완 선발 유희관이 넥센전이 아닌 다른 경기에 나올 수도 있는 지에 대해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유희관의 6일 깜짝 계투 투입과 5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강했던 10~11일 LG 2연전 중 한 경기 표적 등판이 예정되어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원래 로테이션대로라면 7일 목동 넥센전 선발이 맞지만 넥센 상대 4경기 1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해 좀 더 강했던 LG전 투입으로 노선이 바뀌었다.
대신 벌어지는 등판 간격에 따라 일단 KIA전에 계투로 투입되었다. 아르바이트로 나선 유희관은 5회초 2사 만루서 신종길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이재우의 승계주자 실점을 막은 뒤 6회까지 실점 없이 잘 막았다. 경기 성적은 1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경기가 두산의 승리로 끝나며 유희관은 아르바이트로 9승 짜리 꽤 쏠쏠한 시급을 받았다.
두 번째는 7회말 2사 만루서 좌타자 오재일의 투입이었다. 전날(5일) KIA전서 동점타와 쐐기 투런으로 활약했던 오재일은 플래툰 시스템에 의해 일단 선발 출장 기회를 최준석에게 넘기고 교체 출장을 기다렸다. 2사 만루서 좌완 심동섭이 사이드암 신승현으로 바뀌자 두산은 오재일을 대타로 내세웠다. 지명타자 카드 하나를 소모하는 위험이 있었으나 오재일은 올 시즌 잠수함 투수 상대 6할2푼5리(8타수 5안타)로 강했다.
오재일 카드도 적중했다. 오재일은 타이밍이 맞지 않는 듯 밀리는 파울 두 개를 때려내다 5구 째를 제대로 당겼다. 마치 티배팅하듯 몰린 공을 끌어당겼고 이는 우익수 방면 빈 곳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로 이어졌다. 4-0을 만드는 쐐기타였다. 신인 좌완 함덕주의 난조 등으로 9회초 4실점했으나 어쨌든 마무리 정재훈을 동원하면서 가까스로 이겼다.
마지막 세 번째 패는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위험도도 앞선 두 개에 비해 굉장히 높다. 유희관 투입을 미루고 7일 목동 넥센전에 투입시키는 선발 투수가 미완의 유망주 서동환이기 때문이다. 서동환은 2005년 2차 1라운드(계약금 5억원)로 입단했으나 그동안 부상과 제구난으로 번번이 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 계투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제구난-부상으로 시즌을 접었고 올 시즌에도 5선발 후보로 꼽혔으나 캠프 막판 제구난으로 1군 기회를 얻지 못했다.
뿐만 아니다. 서동환의 선발 등판 결과 뿐만 아니라 유희관이 KIA전 계투로 투입되며 LG전 등판이 말하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음을 알려줬다. 퓨처스팀에서 갑자기 깜짝 선발을 올리지 않는 한 다음 또 그 다음 선발이 누구일지 예측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그만큼 두산은 선두 싸움을 위해 배수진을 쳤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서동환은 이틀 전 불펜피칭에서 굉장히 묵직한 공을 연신 던졌다.
7일 서동환이 성공하면 신데렐라 출현으로 팀 분위기가 상승세를 탈 수 있으나 무너지면 팀의 막판 승부수는 비록 두 개의 패가 적중했다고 해도 모두 모래성이 될 수도 있다. 넥센은 두산과 두 경기 반 차 4위로 3위 두산이 따라잡힐 수 있는 가시권에 있다. 두산이 당장의 7연승에 기뻐하기보다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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