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다른데 없다”.
넥센 히어로즈 베테랑 외야수 송지만(40)의 근육은 울퉁불퉁했다.
송지만은 지난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팀 간 12차전 경기에서 천금 같은 번트 안타로 베테랑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1-1로 팽팽했던 연장 11회 선두 타자로 나와 NC 손민한의 초구 140km 직구에 기습 번트를 댔다. 3루수 앞으로 흐르는 안타. 사실상 넥센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오는 분수령이었다.

송지만은 5일 경기 전 덕아웃에서 배트를 집어 들고 장갑을 낀 채 연습을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민소매 연습복을 입었던 40세 송지만의 근육은 울퉁불퉁했다. 26홈런으로 이 부문 1위이자 팀 내 팔뚝 근육이 가장 굵은 4번 타자 박병호(27)에 버금가는 근육이었다. 한국 나이로 불혹을 넘은 송지만은 14살 어린 박병호 만큼 몸이 탄탄했다.
취재진은 송지만에게 “예전보다 몸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송지만은 “예전과 다른 데는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팀 내 최고참이지만 젊은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몸을 갖고 있었다. 연장 11회 당시 번트를 댄 이후 1루로 전력 질주하는 모습은 송지만의 체력에 물음표를 달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지난 1월 스프링캠프 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송지만은 나에게 보험 같은 존재다. 그와 비슷한 역량을 갖춘 어린 선수가 있다면 송지만보다는 어린 선수를 더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송지만은 팀 상황이 좋지 않고 내가 어려울 때 가장 도움이 되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보험"이라고 말했다.
송지만은 7일 현재 26경기에 나와 43타수 13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3할3푼3리다. 울퉁불퉁한 몸에서 알 수 있듯 자기관리가 그 바탕이다. 송지만은 7일 현재 18시즌 통산 311홈런 1,030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1년 7월 31일 광주 KIA전에서는 38세 4개월 29일로 최고령 1,000타점 기록을 달성했다. 베테랑은 살아있다.
송지만은 화려했던 과거와 녹슬지 않은 현재의 기량으로 넥센의 창단 첫 4강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수비와 대타를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야구를 펼쳐나가는 송지만의 야구 황혼기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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