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에도 불구하고 웃음은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또 그 이유는 적장도 분명하게 말했다.
한국은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아이티와 친선경기서 4-1로 완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4경기서 3무 1패로 부진하던 한국은 처음으로 승전보를 알리게 됐다.
5경기 도전 만의 기쁨의 승리다. 홍명보호는 출범 후 4경기 3무 1패에 그쳤다. 동아시안컵서 호주(0-0), 중국(0-0), 일본(1-2 패)을 상대로 2무 1패를 기록했다. 이후 페루와 평가전서도 0-0으로 비기며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트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웃지 않았다. 손흥민(레버쿠젠)이 2골을 터트렸고 이청용(볼튼)이 PK를 얻어내며 펄펄 날았지만 홍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고대했던 첫 승이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평가전서 얻어야 할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합류했던 아이티전은 홍 감독이 크게 기대했던 경기였다. 동아시안컵과 페루전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합류 시킬 수 없었다. 따라서 완벽한 전력으로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준비를 펼치지 못했다.
아이티-크로아티아전을 통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그들을 이용한 전술을 직접 살피면서 확인해 보고 싶었던 홍명보 감독은 대승에도 불구하고 뚜렷하게 문제점을 말했다. 전날 "가는 과정이 흔들림 없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팬들을 충족시켜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면서 "매 경기 점을 찍고 가지만 그 점이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는 다른 반응이었다.
이날 한국은 아이티를 압도했다. 스코어만 놓고 본다면 대승이다. 홍명보 감독이 웃지 못한 이유는 생 장 피에르 감독이 대신 말했다. 피에르 감독은 경기 후 "전반서 우리는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서 심판이 옐로카드를 꺼내면서 전세가 완전히 뒤집어 졌다"면서 "심판의 반복된 판정으로 인해 굉장히 안타깝다. 어쨌든 승리한 한국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전했다.
또 피에르 감독은 "만약 한국이 오늘과 같은 심판진을 갖추지 않는다면 다른 팀과 대결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이 좋은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지만 심판판정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평가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옐로카드와 퇴장이 많이 나왔다.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이 나온 것은 경기를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는 말과 같다. 특히 홍명보 감독은 전반서 1-1로 팽팽한 경기를 펼치자 이청용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을 투입하면서 전면전을 펼치기 위한 준비를 했다. 하지만 후반 7분 이청용이 상대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으면서 경기는 한국의 첫 승을 위한 경기가 되고 말았다.
팬들을 위해서 첫 승을 거둬야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기력 점검이었다. 이유도 분명하다. 아이티-크로아티아전을 시작으로 10월과 11월에 각각 2차례씩 평가전을 추진하고 또 내년 3월에는 마지막 평가전을 펼친다. 또 전지훈련서 평가전을 펼치겠지만 이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닐 수 있다. 따라서 브라질 월드컵을 가는 길은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 상황에서 승리라는 결과만을 위한 경기가 되어버린 아이티전이기 때문에 홍명보 감독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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