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의 클리닝타임] 늘어나는 코리안리거와 추신수 아쉬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07 07: 02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한국인의 기상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3명의 메이저리거들이 당당히 ‘꿈의 무대’를 누비는 시대다. 가장 먼저 MLB 무대를 밟은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도 이 현상을 반겼다. 하지만 내심 눈에 밟히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자신의 뒤를 밟고 있는 어린 선수들이다.
추신수가 외로이 분투하던 MLB 무대에는 올 시즌 두 명의 메이저리거들이 추가됐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올 시즌 MLB에 진출하면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이 오랜 인고의 시간 끝에 드디어 MLB에 승격하면서 세 선수가 나란히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프로야구의 경사이자 한국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추신수도 이를 반겼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한국인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렇게 반가워하던 추신수도 한 가지 질문에는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바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는 어린 선수들에 대한 질문이었다. 표정에는 아쉬운 모습, 그리고 안쓰러워하는 심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코리안리거 3인방에 가려 있지만 현재 마이너리그에는 수많은 한국 출신 어린 선수들이 MLB 무대를 꿈꾸며 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에는 그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선수들이 마이너리그보다는 한국프로야구를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었지만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선수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미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 승격한 선수는 없다. 말 그대로 눈물 젖은 빵을 씹으며 갖은 고생을 다하고 있다.
추신수는 이런 어린 선수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안다. 자신이 그런 길을 밟아왔기 때문이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향한 추신수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꿈을 키웠다. 2005년 시애틀에서 MLB에 데뷔할 때까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고생을 했다. 그래서 그럴까. 추신수는 마이너리그에 있는 어린 선수들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용품도 사주고 조언도 해준다.
하지만 올해도 40인 로스터 확장에 맞춰 올라온 한국인 마이너리거의 이름은 없었다. 추신수도 못내 이를 아쉬워했다. 추신수는 “최지만이나 이학주를 비롯해 부상만 없으면 올라올 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내년에는 2~3명 정도가 올라오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걸었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이 그간의 고생을 ‘MLB’라는 달콤한 열매로 보상 받길 바라는 추신수의 심정이 목소리에서 묻어났다.
한국의 팬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추신수는 “잘하는 선수들이나 내가 관심을 받는 것 같다”라고 고마워했지만 “마이너리그에 있는 선수들을 잊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내년에는 추신수가 어린 선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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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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