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결정력의 완성은 세밀한 개인기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아이티와 친선경기서 4-1로 완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5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4경기서 한 골에 그쳤던 골 가뭄도 단번에 해갈됐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막내 손흥민(21, 레버쿠젠)이었다. 그는 전반 20분 패스를 받아 드리블로 수비수 한 명을 개인기로 가볍게 제친 뒤 바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가까운 쪽 골대를 노린 타이밍을 뺏는 슈팅에 골키퍼는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수비수 한 명을 제치면서 치고 들어가 슈팅까지 이어지는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추가골은 더 기가 막혔다. 이청용이 얻어낸 두 개의 페널티킥으로 한국은 3-1로 이미 승부를 결정지은 상황. 이 때 후반 27분 손흥민은 골키퍼와 1:1로 맞섰다. 여느 공격수라면 당황해서 빨리 때린 슈팅이 골키퍼에 막힐 수도 있는 상황. 손흥민은 골키퍼의 움직임을 계속 지켜보면서 두 번의 드리블로 완전히 중심을 뺏은 후 가볍게 공을 골대로 밀어 넣었다.

골이 터진 후 차범근 해설위원은 “저런 움직임은 정말 필요하다. 이렇게 좋은 상황에서 득점기회를 만들어 계속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뻐했다.
손흥민은 한국의 두 번째 골에서도 쇄도하던 이청용에게 알맞은 패스를 건네줘 페널티킥을 유도할 수 있도록 공헌했다.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손흥민이 개인기로 수비수를 한 번 벗겨내고 때린 왼발슈팅도 인상적이었다.
국내파가 나선 지난 4경기에서 대표팀은 답답한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결정적인 기회는 많았지만 슈팅 타이밍이 느리거나 세밀함이 부족했다. 여유 있게 공을 마음대로 다루는 개인기가 부족했다.
감독은 큰 줄기의 전술을 운용한다. 결국 이를 완성하는 것은 선수들의 개인능력이다.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손흥민의 개인기가 두 골을 만들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유럽파의 가세로 대표팀 공격수들의 팀내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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