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가 왼손 투수에게 약하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도 이를 고려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뜨거운 추신수의 방망이는 좌우를 가리지 않았다.
추신수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8월 25일 밀워키전 이후 13경기 연속 출루다. 9월 출루율은 무려 5할6푼7리로 뜨거운 방망이와 냉정한 눈을 모두 과시했다. 한편 이 경기에서는 의미가 있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왼손투수를 상대로 한 추신수의 감이었다.
하나의 안타가 바로 왼손 투수 J.P 하웰에게 뽑아낸 것이었다. 이날 다저스의 선발은 크리스 카푸아노였다. 그러나 2회 2사 후 사타구니 쪽에 이상을 호소하며 결국 강판됐다. 갑작스런 변수가 생긴 다저스는 이 후 모이란와 파이프 등을 올리며 불펜 조기 가동에 들어갔다. 그렇게 상황은 다저스가 2-1로 앞선 채 5회까지 왔다.

신시내티는 선두타자였던 투수 리크가 다저스 세 번째 투수 파이프로부터 볼넷을 얻어냈다. 그러자 매팅리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다. 추신수의 타석에 대비해 왼손 불펜 요원인 하웰을 올린 것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왼손 투수를 상대로 1할9푼5리의 저조한 타율이었다. 오른손(.330)에 비해 타율이 현저히 낮았다. 이를 감안한 선택이었다.
만약 하웰이 추신수를 잡으면 3·4번인 보토와 브루스라는 왼손 타자까지 상대할 수 있었다. 하웰은 최근 이런 경우에서 투입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추신수는 하웰의 5구째 140㎞ 싱커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를 쳐내면서 매팅리 감독의 계획을 무산시켰다. 전날 좌완 프리먼에게 때린 안타 코스와 비슷했다. 이에 쐐기를 박은 이는 보토였다. 필립스가 병살타로 물러났으나 2사 2루에서 하웰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때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추신수가 원래부터 왼손투수에 약했던 선수는 아니었다. 평균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2011년 6월 손가락에 공을 맞는 부상을 당한 뒤에는 이상하게 왼손에 대한 약점을 보였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왼손투수 상대 타율이 1할대 초반에 허덕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2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절정의 9월 초반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에게 좌우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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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