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을 남자’라는 별명이 또 다시 실감난다. 그런데 앞으로 2경기 상대가 만만치 않다. 사이영상 수상자들이 버티고 있다. 이 벽을 넘을 수 있느냐가 시즌 막판 타격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올 시즌 신시내티의 리드오프로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추신수는 9월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타율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 3홈런, 6타점, 출루율 5할6푼7리라는 엄청난 성적을 내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무려 1.436에 달한다. 여기에 7일(이하 한국시간)까지 13경기 연속 출루로 이어가는 중이다. 배트는 뜨겁고 눈은 냉철하다. 신시내티의 막판 스퍼트를 이끄는 한 축이다.
이런 타격감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LA 다저스와의 남은 2경기 결과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7일 3-2 승리를 거둔 신시내티는 8일과 9일 다저스와 2경기가 남아 있다. 그런데 다저스의 선발투수들이 무섭다. 8일에는 잭 그레인키(30)가, 9일에는 클레이튼 커쇼(25)가 나선다. 그레인키는 최근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발투수고 커쇼는 자타가 공인하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다.

만약 추신수가 이 두 선수를 상대로도 타격감을 이어갈 수 있다면 그 기세는 더 무서워질 수 있다. 반대로 고전한다면 스스로 “괜찮은 편”이라고 했던 타격감이 다소 처질 수 있다. 팀은 물론 추신수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2경기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추신수는 두 선수를 상대로 올 시즌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그레인키에게는 3타수 무안타, 커쇼에게는 4타수 무안타 1삼진이다. 지난 7월 말 신시내티에게는 3연패를 안겨다 준 다저스 원정 4연전 당시 기록한 성적이다. 두 선수의 기본 구위를 생각하면 역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대를 걸기에 충분한 요소도 있다. 최근 타격감이 너무 뜨겁다. 볼넷을 골라내며 스스로 타격감을 조율하는 능력은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다. 왼손투수에 약하긴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왼손투수에게 안타를 뽑아내는 등 약점을 벗겨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추신수가 최고 투수 둘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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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