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탈환 삼성, 마치 KS처럼 몰아쳤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9.07 19: 58

미리보는 한국시리즈.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의 맞대결은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2연전 성적에 따라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자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당시 백마고지를 놓고 자고 일어나면 주인이 바뀌던 것처럼 2013년 프로야구 막판 엎치락뒤치락 선두 싸움을 벌이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치르듯이 총력전으로 LG를 맞아 7-2로 완승을 거둬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마운드 운용법, 그리고 선수들의 마음가짐 자체가 정규시즌이 아닌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주던 그것이었다. 
▲ 삼성 전매특허 1+1, 또 나왔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의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용법은 바로 '1+1', 선발투수 두 명을 한 경기에 투입하는 방법이었다. 단기전으로 진행되는 한국시리즈는 굳이 5선발까지 필요하지 않다. 때문에 삼성은 남는 선발투수를 불펜으로 적절하게 이용하며 투수들의 체력을 보존하는 일거양득 효과까지 봤다. 물론 한국시리즈에 직행해서 기다리고 있었기에 가능한 마운드 운용법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이 불펜으로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장원삼은 단 한 번도 불펜등판 기록이 없다. 지난 1일 두산전 3이닝 4실점(2자책점) 부진 후 선발등판이 없었던 장원삼은 이번주 삼성이 주중 2연전을 쉬면서 휴식일이 길어졌다. 불펜피칭을 겸한 중간계투 투입이지만 류 감독은 보통 정규시즌에서 선발의 불펜등판 카드를 잘 꺼내들지 않는다.
선발 배영수가 5이닝 무실점, 투구수는 단 67개만을 기록했지만 류 감독은 예고한대로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장원삼을 넣었다. 그 동안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장원삼은 이날 4이닝 2실점으로 LG 타선을 눌렀다. 
1+1이 성공하면서 삼성은 두 가지 효과를 얻었다. 우선 불펜투수들에게 하루 더 휴식을 줬다. 동시에 장원삼이 호투를 펼치면서 그 동안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상당부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 베테랑의 슬라이딩과 전력질주
삼성 야수들의 투혼 역시 돋보였다. 짧은 타구에도 무조건 전력질주했고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LG의 기를 꺾어 놓았다.
그 시작은 김상수였다. 김상수는 3회 선두타자로 등장,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냈다. 약간 타구가 깊숙하게 가자 과감하게 2루로 질주, 세이프됐다. 비록 배영섭의 번트 때 아웃됐지만 대량득점의 물꼬를 튼 과감한 주루플레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5회에는 최형우가 2사 후 유격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타구로 2루까지 뛰었다. LG 중견수 박용택의 어깨가 약한 걸 노린 플레이였다.
또한 삼성 타자들은 내야에 땅볼이 구르면 1루만 보고 질주했다. 6회 2사 3루에서 배영섭의 타구는 큰 바운드로 2루수 쪽으로 향했다. 전력질주를 한 배영섭은 슬라이딩 끝에 세이프, 삼성에 귀중한 쐐기점을 안겼다. 베테랑 박한이는 7회 유격수 깊숙한 쪽에 타구를 보낸 뒤 마찬가지로 1루에서 슬라이딩, 세이프 되며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삼성 선수들은 마치 한국시리즈를 치르듯 작은 플레이에도 전력을 다했고 결국 선두를 되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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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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