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는 직구” 임창용, 약속 지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08 07: 36

되든 안 되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이 얼마나 통할지 실험해보고 싶다던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이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역사적인 메이저리그(MLB) 첫 등판에서 첫 공을 시원스럽게 던졌다. 역시 직구였다.
임창용은 8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3-4로 뒤진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할튼에게 볼넷, 아오키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고 1사 1,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세구라를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역사적 첫 경기의 기록은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1병살타 무실점. 14개의 투구수 중 7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관심을 모았던 첫 공은 역시 직구였다. 할튼에게 91마일(146km)짜리 직구를 던졌다. 볼로 선언됐지만 약속을 지킨 셈이 됐다. 할튼에게는 8구 승부가 모두 직구였다. 아오키의 2구까지 10개의 공을 모두 직구로 던졌고 11번째 공에서 처음으로 체인지업으로 분류된 구종을 던졌다. 세구라를 병살타로 유도한 공도 역시 직구였다.

임창용은 경기 후 초구 구질에 대해 "직구였다"라고 당당히 말하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임창용은 "첫 타자를 상대로는 다 직구를 던졌다"라면서 "첫 등판이다보니 컨디션이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라고 첫 등판을 돌아봤다.
임창용의 말대로 특유의 뱀직구는 아직 완벽하지 않았다. 구속도 한창 좋을 때보다는 떨어졌다. 최고 93마일(150km)이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80마일 후반대에서 90마일 초반에 형성됐다. 그러나 아직은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 임창용도 "100% 컨디션은 아니다. 80~90% 정도"라면서도 "앞으로 남은 기간 차근차근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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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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