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9년만에 다승왕 도전…감격의 역사 쓰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08 07: 43

'영원한 에이스' 삼성 배영수(32)가 9년만에 다승왕 타이틀 도전에 나섰다. 
배영수는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3승(3패)째를 거뒀다. 최근 파죽의 6연승을 달리고 있는 배영수는 이로써 2001년과 2003년에 이어 3번째 13승을 달성했다. 개인 최다승은 시즌 MVP를 차지한 2004년 17승. 
2004년 당시 배영수는 17승을 거두며 개리 레스(두산) 다니엘 리오스(KIA) 등 외국인 투수들과 함께 공동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생애 첫 다승왕으로 당시 그의 나이 만 23세에 불과한 시절. 150km를 가볍게 넘기는 강속구로 타자들을 힘으로 눌러찍던 때였다. 

2005년 2점대(2.86) 평균자책점에도 불구하고 타선 지원 미비로 11승11패에 만족한 배영수는 이후 팔꿈치 수술 및 후유증으로 구속을 잃으며 10승 투수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 투수'라는 냉혹한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승을 올리며 무려 7년 만에 10승 투수 반열에 복귀,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올해도 가뿐히 10승을 넘기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배영수는 여세를 몰아 9년만의 다승왕에 도전한다. 롯데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과 함께 나란히 13승으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있다. 유먼의 페이스도 만만치 않지만, 시즌 막판까지 흐른 1위 싸움을 위해 매경기 전력을 다하는 삼성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만큼 승리할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다승왕을 두 번 이상 차지한 투수는 모두 7명이 있다. 역대 가장 많은 4차례 다승왕을 차지한 선동렬을 비롯해 2차례 다승왕을 거머쥔 김시진·조계현·이상훈·정민태·손민한·리오스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대개 5년 이내로 두 번의 다승왕을 차지하며 전성기에 몰아서 타이틀을 땄다. 
선동렬은 1986·1989·1990·1991년으로 6년 사이 4번의 다승왕을 따냈다. 김시진도 1985·1987년 3년 사이 두 번했고, 조계현(1993·1994) 이상훈(1994·1995) 정민태(1999·2000)는 2년 연속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손민한이 2001년에 이어 4년이 지난 2005년 다시 다승왕이 됐고, 리오스가 2004년에 이어 2007년으로 3년이 지난 뒤 두 번째 다승왕을 거머쥐었다. 
만약 배영수가 올해 다승왕을 차지한다면 역대 가장 긴 기간을 두고 두 번째 다승왕에 오른 투수가 된다. 연속 기록도 대단하지만 고비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9구단 시대 최초 전 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된 배영수가 '9년만의 다승왕 탈환'이라는 또 하나의 감격적인 역사를 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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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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