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원전 문제를 극복하고 도쿄에 2020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2020년 제32회 하계올림픽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투표 끝에 일본 도쿄를 개최지로 선정했다. 도쿄와 함께 2020년 올림픽 개최 최종 후보 도시에 오른 마드리드(스페인)와 이스탄불(터키)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도쿄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결선 투표에 돌입했다. 1차 투표에서 동률을 기록한 이스탄불과 마드리드 중에서는 재투표 끝에 이스탄불이 49-45로 승리, 결선 투표에 진출했으나 60표를 획득한 도쿄가 36표에 그친 이스탄불을 제치고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일본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지난 1964년 제18회 도쿄올림픽 이후 56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2회 이상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아시아 최초의 도시가 됐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재정적인 부분에서 신뢰도가 높고 정세가 안정되어있다는 점이 개최지 선정 이유로 꼽힌다.
이날 최종 프리젠테이션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후쿠시마에 관한 걱정에 대해서는 우리가 보증하겠다. 후쿠시마는 현재 충분히 제어되고 있으며, 도쿄에는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그 어떤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도쿄의 안전을 주장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시종일관 여유로운 태도로 "후쿠시마 원전은 도쿄에서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며 안전에 대한 확신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재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마드리드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인해 정세불안이 문제로 떠오른 이스탄불에 비해 도쿄가 훨씬 매력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020 도쿄올림픽은 다른 그 어떤 경기장과도 다른 새로운 스타디움부터 확실한 재정적 조치까지 확실하게 보장되어있다"며 도쿄에서 올림픽을 유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최종 프리젠테이션 발표자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프리젠테이션의 처음에 나선 다카마도노미야 히사코 여사다. 아키히토 일왕의 사촌인 다카마도노미야 노리히토의 미망인 히사코 여사는 능숙한 프랑스어와 영어로 동일본 대지진 복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에 대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일본 내에서는 히사코 여사의 프리젠테이션 참가로 인해 왕족의 정치개입이 구설수에 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 유치가 성공으로 마무리되면서 정치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파급효과가 있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일본은 도쿄의 안전을 주장하는 이노세 나오키 도쿄도지사, 현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이자 IOC 위원인 다케다 츠네카즈 도쿄올림픽 추진위원회 위원장, 미즈노 마사토 전 미즈노 회장, 런던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 오타 유키, '의족' 멀리뛰기 선수 사토 마미와 프랑스 혼혈 아나운서인 다키가와 크리스텔이 발표자로 나섰다. 스페인 역시 왕족인 펠리페 왕세자와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의 아들 사마란치 주니어가 프리젠테이션에 나섰으나 재정 불안 문제가 부각되며 1차 투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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