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바퀴’, 요절복통 1세대 아이돌들의 자기PR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9.08 08: 30

때 아닌 1세대 아이돌 논쟁이 붙었다. 90년대 중반 등장한 두 그룹은 서로 자신이 1세대 아이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를 듣던 선배 가수 역시 자신이 1세대 아이돌이라 말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누가 됐든 모두가 1세대 아이돌에 어울릴만한 전설의 가수들이었고, 대단한 시절을 보낸 이들이 가진 자부심은 모두를 과거의 추억 속으로 데려가 웃음 짓게 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에서 힙합 1세대 현진영, R.ef 성대현, NRG 천명훈은 서로 자신이 1세대 아이돌인 것으로 안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당황하게 했다.
이날 논란의 시작은 MC들이 “90년대 중반부터 1세대 아이돌이 시작됐다”며 성대현을 언급하고부터였다. MC들의 언급에 성대현은 1995년 3월에 R.ef가 데뷔한 사실을 이야기 했고, MC들은 천명훈에게 “그러면 NRG가 2세대냐”고 물었다.

이에 천명훈은 “아니다. 원래 우리가 1세대 아이돌인 것으로 알고 있다. H.O.T 이후에 팬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아이돌이 생긴 거다”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GOD의 데니안 마저 “저도 1세대 아이돌이 R.ef는 아닌 걸로 안다”고 말을 보탰다. 후배들의 말을 듣던 성대현은 “그럼 내가 뭐가 되느냐. 나는 그것 때문에 나왔다”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던 중 논쟁에 갑자기 현진영이 가세했다. 그는 “내가 분명히 얘기하는데, 이수만 선생님이 내가 데뷔할 때  ‘네 데뷔 이후로 아이돌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라고 하셨다”라며 가요계 거물급 인사의 권위를 빌어(?) 자신이 1세대 아이돌이라고 주장했다. 때 아닌 1세대 아이돌 논란으로 스튜디오는 혼란의 웃음으로 가득 찼다. 제작진은 편집 화면을 통해 이날 방송에서만큼은 가장 대선배인 설운도가 1세대 아이돌인 것으로 정리를 내렸다.
이날 출연한 가수들은 스스로를 1세대 아이돌로 자부해도 될 만큼 빛나는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정말 그런 시절이 있었지’ 싶은 자기PR이 줄을 이었다.
현진영은 자신을 “힙합 음악을 처음 한 가수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바지를 다 내려놓고 X자 후드 티로 패션을 바꿔 놓았던 장본인이다”라고 소개하면서도 눈치를 보는 듯 자신 없어 하는 태도를 보여 출연진으로부터 “기자회견이 아니다. 자신있게 하라. 무슨 진술서 같다”라는 타박을 들었다.
성대현 역시 R.ef에 대해 “아이돌 그룹의 초석을 닦은 그룹이다. 주로 헬기를 타고 스케줄을 다녔고 수많은 팬들에게 둘러싸여 항상 경호와 감시가 필요했다”라고 말한 뒤 자신을 “지금으로 말하면 지드래곤이나 샤이니의 태민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라고 소개해 빈축을 샀다. 이휘재는 “지드래곤이었던 적이 한 2개월 반 정도 있었다”라며 일부 인정을 하며 동시대 연예인으로서 이를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서태지와아이들 이주노는 마스크 패션부터 보드 패션까지 한창 때 선보였던 패션과 얽힌 비하를 밝혔고, 여전히 녹슬지 않은 댄스 실력으로 스튜디오를 달궜다. 또 천명훈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과거를, 데니안은 국민 아이돌로 사랑받던 시절을 떠올리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오랜 가수들의 불꽃 튀는 자기PR은 전혀 미운 데가 없었다. 오히려 이를 지켜보는 어른 세대에게는 공감을,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자신을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핏대를 세우며 존재감을 증명하는 이들의 모습은 '세바퀴'가 지향하는 세대공감에도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가요시대 특집'으로 꾸며진 '세바퀴'에는 설운도, 이유, 현진영, 이주노, 성대현, 천명훈, 카라 규리, 에이젝스 형곤 등이 출연해 세대를 뛰어넘는 수다 한마당을 펼쳤다.
eujene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