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큰 흠 없이 치렀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의 얼굴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임창용이 설렘과 각오의 두 얼굴로 자신의 메이저리거 경력을 시작했다.
임창용은 8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3-4로 뒤진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 볼넷 하나와 안타 하나를 내주기는 했으나 병살타 한 개를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임창용의 MLB 첫 경기는 그렇게 안도감과 함께 마무리됐다. 총 투구수는 14개였다.
비교적 밟은 얼굴로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임창용은 등판 상황에 대해 “1점차 상황이었다.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다행이다”라면서도 “선두타자 볼넷을 내준 것은 조금 아쉽다”라고 첫 등판 소감을 밝혔다. 임창용은 초구 구질을 묻는 질문에 빙그레 웃으며 “직구였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임창용은 “첫 타자는 다 직구를 던졌다”라고 하면서도 “아무래도 첫 등판이라 컨디션이 왔다갔다 하더라”며 솔직하게 자신의 투구 내용을 되짚기도 했다.

“점수차가 1점차라 긴장을 했던 것 같다”라고 수줍게 말한 임창용은 현재 컨디션에 대해서는 “14개월 재활을 했다. 아직 100%가 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몸 상태는 80~90%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에 대한 굳은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임창용은 “이제 시작이다. 이제 첫 경기에 나갔다”라면서 “앞으로 남은기간 차근차근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임창용의 메이저리그 경력이 힘찬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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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