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개의 공을 던졌는데 갑자기 경기가 중단됐다. 주심의 지적 때문이었다. 공에 침을 바르는 행동이 주심의 주의 대상에 오른 것이었다. 임창용(37, 시카고 컵스)도 이를 말하며 “하나 배웠다”라고 웃어 넘겼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드디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되며 데뷔전을 기다렸던 임창용은 8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그 꿈을 이뤘다. 3-4로 뒤진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 볼넷 하나와 안타 하나를 내주기는 했으나 병살타 한 개를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총 투구수는 14개, 스트라이크는 7개였다. 14개 중 13개가 직구였다.
“1점차 상황이라 긴장이 됐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임창용이다. 그런데 임창용은 첫 타자 할튼과의 승부에서 초구를 던진 후 주심의 지적을 받았다. 포수 카스티요가 임창용에게 무언가 전달사항을 말하는 모습이었다. 임창용이 경기 후 밝힌 이유는 공에 침을 바르는 행위 때문이었다. 이른바 ‘스핏볼’이었다. 공에 미묘한 변화를 줄 수도 있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임창용은 “침을 바르는 것 때문에 지적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창용은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도 지적을 받았다”라고 하면서 “바르고 닦으면 되는데 마운드 밑에서 해야 한다. 마운드 위에서 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 배웠다”라고 미소지었다. 미묘한 문화차이에도 서서히 적응해나가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아오키에게 안타를 맞은 뒤 무사 1,2루에 몰렸을 때 2루수 바니가 임창용에게 다가가 무슨 말을 하는 장면이 잡혀 궁금증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임창용은 이에 대해 “솔직히 못 알아들었다”라고 웃었다.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을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상황에 맞게끔 던지라는 주문이 있었다”라고 고마워했다. 임창용의 메이저리그 첫 등판은 이렇게 조금 어수선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출발은 힘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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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