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결혼? 지금은 여자보다 일이 좋아요”[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9.08 09: 51

배우 김지훈. 큰 눈매와 긴 속눈썹, 오똑한 콧날에 작은 얼굴. 조각미남이라고 할 만큼 잘생긴 얼굴이라 선뜻 다가가기 쉽지 않은 외모다. 그러나 막상 얘기를 해보면 이토록 친근할 수가 없다. 마치 오래된 동네 친한 오빠를 만난 것 같은 편안함이 상당히 매력적인 배우다.
첫 만남이 어색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김지훈은 편하게 농담을 건네며 자신의 얘기를 하고 심리학과 출신답게 상담도 해주는 센스까지 있다. 경직돼 있던 공기를 자연스럽고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재주를 타고난 배우라는 건 분명하다.
TV를 통해서도 이런 그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SBS 주말특별기획 ‘결혼의 여신’에서는 재벌가 출신의 검사이자 냉철한 성격의 강태욱 역을 맡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얼마 전 출연한 SBS 예능프로그램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에서는 녹화 중 스마트폰을 꺼내 셀카를 찍는 정반대의 매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화신’ 방송 후에 반응이 갈리더라고요. ‘재미있고 귀엽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반이고 ‘보이는 모습 그대로 멋있게 이미지 관리를 하지 깬다’ 같은 부정적인 반응이 반이었어요. 아직은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어요. 부정적인 반응들을 무시해도 상관없을 것 같은데 틀린 맛은 아니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아직도 계속 고민하는 중이에요.”
이런 그의 고민은 실제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으로부터 나왔다. 드라마에서는 댄디하고 멋있는 젠틀남으로 보이지만 예능에서는 자연인 김지훈의 평상시 꾸밈없는 모습들이 나오기 때문. 
“저는 성격이 털털하고 거침없는 성격이에요. 주변 사람 시선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속에 있는 얘기를 담아두고 숨기기보다는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편이죠. 일 외에는 자유로운 성격도 있고요.”
김지훈 본인은 그런 고민을 안고 있지만 그 때문에 여성팬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결혼의 여신’에서 단정한 슈트를 입고 내 여자를 향해 불같이 사랑을 표현하고 예능에서는 온라인 쇼핑에 푹 빠진 반전 모습이 여성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간다. 확실히 예전보다 김지훈의 SNS 팔로어수도 늘어났고 드라마 게시판에서 그를 응원하는 글도 많아졌다.
이에 드라마에 쏟는 그의 열정은 더해져 간다. 연기적으로나 비주얼적으로나 더 꼼꼼하게 챙기고 살핀다. 강태욱에게 완전히 빙의해 결혼 앞에서 흔들리는 지혜(남상미 분) 앞에서 불안해  하고 현우(이상우 분)와의 사이를 질투하는 그의 리얼한 연기에 시청자들이 호평을 보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완벽히 슈트를 소화해 여심을 설레게 하기도 한다.
“차갑고 이기적이면서 상남자 같은 태욱이라는 캐릭터는 제가 안 해봤던 캐릭터예요.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색깔이라 연기하는 게 재미있고 다른 작품에서 연기할 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캐릭터를 샤프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살도 빼고 슈트도 중요해서 많이 맞추고 신경 썼어요. 검사 캐릭터라서 슈트 색깔도 한계가 있어 미묘하게 색상에 변화를 주고 있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같은 옷을 입은 적이 없어요. 그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결혼의 여신’이 결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인 만큼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을 내놨다. 온전히 모든 걸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현재 결혼보다는 일이 우선이다.
“지금은 일하는 게 좋아요. 연기하는 것과 일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행위들에 연기자로서 앞날을 위해 공들이는 시간이 여자를 만나는 것보다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막연하게 뭐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죠. 저를 드라마든 예능이든 어디에 갖다놔도 잘할 것 같아요. 그 장르 특성에 맞게끔 준비를 해서 보여줄 수 있어요.”
욕심은 많지만 그렇다고 빨리 대박 나야 한다는 조급함은 없다. 올해도 33살 데뷔 11년 차. 필모그래피는 두둑하지만 아직 강렬한 한방이 없어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지 않나. 김지훈은 현재 이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이행하고 있는 듯하다. 
“나이를 먹었는데도 일적으로나 삶이 전반적으로 여유가 생겼어요. 20대에는 ‘좋은 작품 해서 빵 떠야지’, ‘스타가 돼야지’라는 하는 욕심이 컸다면 지금은 진짜 연기자로서 인정을 받고 싶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빨리해야지’라는 생각보다 그런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연기경험을 자양분으로 삼아 연기로 꽃필 수 있는 날이 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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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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