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판을 가진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에 대한 관심은 현지에서도 높았다. 새로운 선수들이 수없이 올라오는 시카고 컵스지만 37세의 베테랑 루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질문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현지 언론은 첫 경기 내용에 대해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임창용은 8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 3-4로 뒤진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하며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가졌다. 선두 할튼에게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고 후속타자 아오키에게도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세구라를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하고 당당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임창용의 배짱과 위기관리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지역 언론들도 관심을 보였다. 시카고 언론들은 임창용이 올 시즌 컵스의 ‘54번째’ 선수였다고 집중 부각시켰다. 컵스가 한 시즌에 54명의 다른 선수를 출전시킨 것은 유구한 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53명이었다.

CSN시카고는 “계투요원 임창용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며 따로 임창용을 소개했고 “안타와 볼넷 하나씩을 내주긴 했지만 병살타를 유도한 덕분에 위기에서 탈출했다”고 이날 경기 내용을 총평했다. 시카고컵스온라인은 “임창용이 긴장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면서도 역시 6-4-3 병살타가 빛났다며 강한 인상을 대변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지켜본 교도통신의 가쓰시 나가오 기자는 “첫 경기라 부담이 있었을 텐데 잘했다”라고 임창용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뛴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경기 후에도 임창용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했고 임창용 또한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전반적으로 첫 경기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는 박하지 않은 편이었다. 이제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팀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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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