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졌지만 느낀게 있을 것이다."
선두자리를 놓고 벌인 LG와 삼성의 주말 잠실벌 정면충돌.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는 표현은 팬들 뿐만 아니라 양 팀 선수단에도 유효했다. 7일 삼성이 승리를 거두며 선두를 탈환한 가운데 두 팀은 마치 포스트시즌처럼 싸웠다. 특히 삼성은 배영수+장원삼 선발 두 명만 내세워 승리를 따냈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던 바로 그 '1+1' 전략이었다.
비록 3일 만에 다시 2위로 내려온 LG지만 얻은 게 있었다. 포스트시즌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낀 것이다. 현재 LG는 5위 SK에 7.5경기 앞서있어 사실상 11년 만에 4강 진출이 확정적인 상황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규시즌 최종순위, 그리고 가을야구 준비다.

포스트시즌은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쉽게 우열을 점치기 힘들다. 이러한 경험이 적다면 큰 경기에서 쉽게 밀릴 수 있다. 현재 LG 주축선수 가운데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이는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현재윤과 손주인 정도, 게다가 이들도 삼성에 있을 때는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까웠다.
때문에 8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기태 감독은 "어제 졌지만 (선수들이) 느낀 게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양쪽 벤치의 기운과 각오가 남다르더라"고까지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선발투수 2명으로 경기를 끝낸 것 외에도 선수들의 집중력이 예전과는 달라보일 정도였다. 7일 한 경기만 놓고 본다면 큰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에서 삼성이 LG에 앞섰다.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감독 답게 김 감독은 "그래도 어제 경기를 준비하며 우리 선수들이 많이 컸구나 싶더라. 경기에 임하는 각오 자체가 달랐다"고 말했다. 비록 결과는 패배였지만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그리고 집중력 넘치는 분위기를 미리 경험했다는 면에서는 소득이 적지 않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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