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PD "힙합에는 허세 대신 깊은 내공이 필요하죠" [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3.09.09 07: 38

조PD가 2년 만에 미니 앨범으로 돌아온다. 힙합 1세대의 귀환이다.
조PD는 오는 16일 새 미니앨범 '인 스타덤 버전 3.0(In Stardom V3.0)'을 발매하고 그만의 스타일이 녹아있는 힙합으로 가요계의 문을 두드린다. 힙합이 강세로 떠오른 현 가요계에 반가운 원조의 등장이다.
함축적으로 말하자면, 조PD는 지난 1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때깔' 좋게 키워낸 블락비와 마찰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한 공연기획사와도 소송을 하는 등 다사다난했다. 이제는 이 모든일이 말끔히 해결이 됐고, 조PD는 자신의 앨범을 필두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이태원의 겍코스 에비뉴에서 만난 조PD의 표정은 밝았다. 가을 하늘과 잘 어울렸다. 그는 2년 만에 발매한 앨범에 대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웃어보였다.
조PD의 수록곡 중 '썩은 XXX'는 최근 불거진 힙합계 디스전과 맞물려 가장 먼저 시선을 끌었다. '아는 척해도 가본 놈만 아는 세계, 어디서 듣기만 한 놈이 떠드는 세계, 귀얇고 경험없고 순진하기 만한 꼬마들이 Retweet하듯 퍼나르는 세계, 또 그 얘기에 세뇌되고 암기하는 쟤네, 거긴 사짜들의 세계'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조PD의 해당 곡에는 거품이 없었고, 욕설도 없었다. 하지만 강력하다.
"디스전과 별개로, 2~3개월 전에 만들어 놓은 곡이에요. 타이밍적으로 절묘하네요. 제가 이 곡을 통해서 비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맞지만 대상을 놓고 막 씹기 보다는 '얼레리 꼴리레'하는 식이랄까? 놀린다는 표현이 더 맞겠네요
조PD는 '스웨그'라는 표현을 썼기에 혹시 지드래곤을 겨냥한 곡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 질문을 받고 "많이 들었다"며 히죽 웃어보였다. 그의 대답은 "전혀 아니다"였다.
 
"그 친구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뚝심있게 음악을 하고 있죠. 스웨그라는 단어 때문에 이런 질문을 많이 받지만 전혀 아니랍니다. 사람을 판단하고 결정할 때 한 눈에 보이는 때깔로 결정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고 해서 무작정 꼬집는 친구들을 위한 곡이죠. 그렇다고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지만, 사람마다 여러 잣대가 있으니 깊은 내공으로 승부를 보는게 맞다고 봐요. 단편적인 것으로 쉽게 판단하고 디스하는 건 조금 그래요."
조PD의 앨범 타이틀 곡 '메이드 인 이태원' 역시 독특한 제목으로 흥미를 끌었다. 왜 하필 이태원일까.
"이번에 곡을 작업하면서 더 이태원을 좋아하게 됐어요. 그 전에는 그냥 좋게만 생각했었다면 이번에는 완전 푹 빠졌죠. 정말 좋은 에너지들이 가득해요.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해서 더 신나는 공간이에요."
조PD는 이번 미니 앨범에 담긴 곡들을 최근 2개월 안에 모두 작업했다. 앞서 말했듯 그가 겪은 최근의 좋지 않은 일들이 그에게 많은 영감을 안겨준 듯 했다. 그 역시 인정했다.
"어렸을 때는 제작자나 가수에 대한 이상적인 면들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 등에 의해서 간접적으로 접하고 표현했어요. 하지만 리얼한 삶에 오니까 본질이 달라지더라고요. 홍보, 네트워크 재정, 운영, 마찰, 이런 것들이 다 현실이더라고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원인 제공은 저도 컸죠. 하지만 다사다난했기에 이번 해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좋은 해였을 수 있죠. 고3 시절이나 사춘기 등도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이듯이요."
 
그는 블락비에 대한 언급도 덧붙였다. 이어 심기일전하고 만들어낸 새로운 남자 그룹에 대해서 설명하며 가수 조PD가 아닌 열혈 제작자로서의 눈빛을 마구 발사했다.
"블락비에 대한 미련은 이제 없어요. 미안한 마음이 앞서죠. 잘됐으면 좋겠어요. 어린 나이에 정말 굴곡이 많았던 거잖아요. 이제는 그런 것 없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죠. 잘하면 올해 안에 탑독이라는 그룹이 나올 것 같아요. 총 13명인데,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겸비한 친구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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